황선홍앞에서 '야신 빙의' 조현우-'환상발리' 설영우, 울산 ACL 4강 영웅됐다

[울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울산 HD가 조현우의 신들린 2연속 선방과 설영우의 환상적인 발리골로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를 꺾고 아시아 무대 4강에 올랐다. 황선홍 축구 국가대표팀 임시감독이 지켜보는 현장에서 울산의 '국대선수'들이 대활약을 한 날이었다.

울산은 12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전북을 합산 점수 2-1로 꺾고 4강으로 향했다.

울산은 막대한 재정적 이익과도 가까워졌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은 기존 7팀 참가에서 32개팀 참가로 대폭 확대됐다. 클럽 월드컵이 기존처럼 매년 열리는 게 아닌 4년 주기로 한 번씩 열리게 됐지만, 미확정인 참가 상금만 해도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나가기만 해도 대박'인 대회가 됐다. 클럽 월드컵 참가만으로 1~2년의 K리그팀 예산을 모두 해결할 정도가 될 수도 있다.

AFC에는 4장의 티켓이 배분됐고 올 시즌 우승팀, 챔피언을 제외한 AFC 랭킹 최상위팀 1장, 그리고 2021~2022시즌 ACL 우승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2022~2023시즌 ACL 우승팀 우라와 레즈(일본)이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울산과 전북이 우선 주목했던 것은 AFC 랭킹 최상위팀에게 주어지는 1장의 티켓이다. 알 힐랄이 1위지만 이미 참가를 확정했기에 2위에게 돌아간다. 두 팀이 8강 1차전서 1-1 무승부를 거둔 시점에 전북이 2위(80점), 울산이 3위(72점)였다.

하지만 승리 시 3점, 무승부 시 1점, 그리고 다음 라운드 진출에 3점을 주기 때문에 이번 8강 2차전에서 한 골을 추가해 90분 안에 승리-4강 진출을 동시에 이룬 울산이 78점까지 점수를 끌어올렸다. 울산이 4강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산둥 타이산(중국) 승자에게 1승을 챙긴다면 81점이 돼 전북을 제칠 수 있다.

울산은 돈, 명예, 자존심이 모두 걸린 이날 대결에서 불안하게 시작했다. 전반 14분 전북의 역습에서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을 질주한 뒤 문전의 티아고에게 정확하고 낮은 오른발 크로스를 보냈다. 티아고가 조현우 울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크로스에 오른발을 갖다 대 득점하는 듯했던 순간, 조현우가 반사적으로 오른발을 뻗으며 믿기지 않는 선방을 해냈다.

조현우는 한 번도 대단한 선방을 두 번이나 해냈다. 전반 28분 전북 맹성웅이 후방에서 찔러준 침투패스를 문선민이 받아 또다시 조현우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울산이 이번엔 정말 실점하나했던 순간, 조현우가 불과 두세 발짝 정도 되는 거리에서 오른발을 뻗으며 문선민의 왼발 슈팅을 막아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치명적일 수 있었던 위기를 두 번이나 넘긴 울산은 전반전이 끝나기 직전 귀중한 골을 넣으며 합산 점수에서 앞서나갔다.

전반 추가시간 2분 울산의 외국인 공격수 루빅손이 왼쪽에서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 박스 안에 자리잡고 있던 설영우가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슈팅으로 연결해 전북 골문 왼쪽 상단에 꽂으며 득점을 터뜨렸다. 울산이 합산점수에서 2-1 리드를 가져가는 순간. 울산이 결국 이 한 골의 격차를 끝까지 지키며 ACL 4강으로 향했다.

조현우와 설영우가 3월 A매치에 뛸 국가대표 선수로 뽑힌 가운데, 이날 황선홍 대표팀 임시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조현우와 설영우 모두 대표팀 사령탑으로 곧 만날 황 감독 앞에서 신들린 활약을 뽐낸 것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