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live]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생애 첫 태극마크 단 주민규 향한 울산 팬들의 응원
[포포투=정지훈(울산)]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울산 팬들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울산 HD는 12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전북 현대에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합계 스코어 2-1로 앞서갔다.
180분 중 90분이 남았다. 두 팀 모두 동기부여는 2025년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진출이다. 아시아에 총 네 장의 티켓이 분배됐는데, 이미 알 힐랄 SFC(사우디아라비아)와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가 차지했다. ACL 성적에 따라 남은 두 장이 결정된다. 울산(72점)이 전북(80점)을 꺾으면 4강 진출(요코하마 FM vs 산둥 타이산 승자)과 함께 클럽 월드컵 티켓을 손에 쥘 가능성이 점차 커진다. 승리하면 포인트 3점, 다음 라운드 진출 3점으로 총 78점이 된다. 울산이 4강에서 1승만 챙기면 포인트에서 전북을 제칠 수 있게 되고, 전북은 이 경기를 잡으면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정말 중요한 한판. 양 팀이 총력전을 펼쳤다. 먼저 홈팀 울산은 ‘캡틴’ 주민규를 비롯해 루빅손, 고승범, 엄원상, 아타루, 이규성, 이명재, 김영권, 황석호, 설영우, 조현우가 선발로 나섰다. 원정팀 전북은 김태환, 티아고, 맹성웅, 문선민, 홍정호, 김진수, 송민규, 이수빈, 이동준, 박진섭, 김정훈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주민규는 현재 K리그 최고 공격수다. 2021시즌 제주유나이티드에서 22골을 터트리며 생애 처음으로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다. 2022시즌 17골로 조규성(당시 전북현대)과 같은 골을 기록했지만, 출전 시간이 많아 2위에 머물렀다. 2023시즌 맹수 본능을 드러내며 17골로 두 시즌 만에 득점왕 탈환에 성공했다. 주민규의 활약에 힘입어 울산은 2022, 2023시즌 K리그1 2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유독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어린 시절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는데, 크게 주목받지 못하면서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되지는 못했다. 이후 서울 이랜드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대박이 터지면서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자리 잡았다.
황선홍 감독은 이 점을 주목했다. 황 감독은 “주민규 선수는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없다.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K리그를 관찰하면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염두에 뒀다. 대표팀은 항상 최고의 선수들이 발탁돼야 한다”며 주민규를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늦게 핀 꽃이다. 주민규가 이번에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 사상 가장 늦은 나이에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된 기록(33세 333일)을 세우게 됐다. 기존 최고령 기록은 지난 2008년 10월 허정무 대표팀 감독 시절에 송정현(당시 전남 드래곤즈)이 32세 131일에 처음 발탁된 것이다.
만약 주민규가 오는 21일 열리는 태국전에 출전할 경우 국가대표팀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전 기록(33세 343일)도 세우게 된다. 기존 최고령 데뷔전 기록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튀르키예전에 32세 168일의 나이로 처음 A매치에 출전한 한창화다.
출전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높다. 조규성이라는 스트라이커가 있지만 득점력만 놓고 본다면 주민규가 충분히 경쟁할 수 있고, 아시아 무대에서 주민규의 장점은 확실하다. 활동량이나 스피드가 좋은 공격수는 아니지만 언제든지 한방을 터트릴 수 있는 공격수인 것은 분명하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공격수다.
울산 팬들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북과 ACL 8강 2차전에서 울산 팬들은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면서 주민규의 국가대표 발탁을 축하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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