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 쓰려는데 부장님 눈치가”…한국기업 육아지원 ‘D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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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장인들에게는 출산이 축복만이 아닌 '짐'이 되기도 한다.
최근 기업들이 육아지원 확대로 저출생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부모가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킬 수 있도록 출산·육아 친화적인 근로 환경과 기업 문화가 정착되기까지는 갈 길이 먼 셈이다.
각 평가는 △출산·양육지원 △일·가정 양립지원 △출산 친화적인 기업문화 조성△지역사회 기여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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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기업 없고
임산부 차별금지제도 절반안돼
12일 매일경제신문이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과 함께 국내 시가 총액 20위 기업에 대한 인구 위기 대응 기초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A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100점 만점에 79.4점에 그쳤다.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빅테크 2개사의 점수는 각각 63점과 70점에 머물렀다.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지주사 B사가 가장 낮은 점수인 47점을 기록했고, 다른 금융사 2곳도 50점대였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데 필요한 사내 제도 역시 부족하고, 관련 제도가 있더라도 직원들의 활용도는 떨어졌다. 출산 휴가 제도 운영에서 만점을 받은 기업은 20개사 중 4개사에 불과했다. 출산 후 자녀 돌봄에 필요한 배우자 출산 휴가제도와 유연 근무제도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도입했지만 3곳만 만점을 받았다. 임산부 차별 금지 정책을 보유한 기업은 8곳으로 절반에 못 미쳤고, 휴직 후 원활한 복귀를 돕는 ‘온보딩’ 제도를 운영 중인 기업은 3곳 뿐이었다. 남성 육아 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매일경제와 한미연은 국내 기업이 가족 친화적인 근로 문화를 만들고 인구 위기 대응에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EPG경영’을 제안한다. EPG경영은 기존 ESG에서 사회 지표인 S(Social)를 인구 위기 대응 지표인 P(Population)로 바꾼 것이다. 현재 ESG 에서 S는 근로조건과 노사관계, 공정거래, 소비자 안전, 사회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에 가장 시급한 인구 위기 대응 관련 지표 비중이 매우 낮아 한국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매일경제와 한미연은 EPG경영에서 P에 대한 평가 모델인 ‘인구 위기대응 K-ESG’ 지표를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기업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제도를 운영하고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평가는 기초평가와 심화평가 등 두 단계로 진행한다. 각 평가는 △출산·양육지원 △일·가정 양립지원 △출산 친화적인 기업문화 조성△지역사회 기여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특히 심화 평가는 총 41개의 구체적인 지표가 포함됐다. 예컨대 기초 평가에서 여성 임직원 육아 휴직 제도 운영 여부만 봤다면 심화 평가는 여성 임직원 육아 휴직 평균 이용 기간·이용률, 육아 휴직 이용 후 복귀율, 육아 휴직자 대체 인력 지원 등 제도의 활용성과 성과를 꼼꼼히 들여다본다.
또 자동 육아 휴직 제도 운영, 직장 내 어린이집 운영 성과와 이용자 만족도, 남성 임직원의 의무 육아 휴직 제도 운영, 지역별 거점 오피스 운영 등 기존 관련 법이나 제도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지표도 추가됐다.
정운찬 한미연 이사장은 “인구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보여주는 바로비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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