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만 보던 그 사람들이… '손시헌 픽' 최현석이 다시 만나면 하고 싶은 말

김태우 기자 2024. 3. 1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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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2군 캠프 마운드의 최고 수확 중 하나로 뽑히며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낸 최현석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플로리다 1차 캠프를 떠나기 전 손시헌 SSG 퓨처스팀(2군)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 “2차 캠프 때는 1‧2군 사이의 인원 순환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퓨처스팀에서 추천하는 선수가 있다면 퓨처스팀의 눈을 믿고 무조건 실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대신 그만큼 신중하게 추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이 감독이 플로리다 캠프를 마치고 대만 2차 캠프에 도착했을 때, 손 감독의 손에는 ‘추천서’가 들려 있었다. 그간 2군 캠프에서 가장 성과가 좋으면서 1군에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는 전력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첫 추천서에 적혀 있던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우완 최현석(21)이었다. 올해 신인으로 퓨처스팀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손 감독의 첫 추천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2군 캠프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여준 투수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만큼 자신 있게 추천했다. 동산고와 부산과학기술대를 나온 최현석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4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손 감독은 투수들의 공을 직접 타석에서 보며 판단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최현석의 경우 당장 1군에서도 어느 정도 통할 수 있는 매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추천했다.

1군 캠프를 잠시나마 경험한 최현석은 모든 게 설레고 새로웠다고 그 추억을 되새긴다. 최현석은 “너무 대선배님들이셨고, TV에서만 보던 선배님들이 계셨다. 정말 다 좋은 선배님들인데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더라”면서 “워낙 피지컬적으로 좋으셨다. 그런데 그날따라 체격이 더 좋아 보이시더라. 추신수 선배님도 경기 끝나고 ‘잘 던졌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1군 경기의 추억을 떠올렸다.

최현석은 1군 선수들과 함께한 2월 27일 퉁이 라이온즈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현석이 기특했던 1군 코칭스태프는 그에게 경기 MVP를 줄 정도였다. 물론 이후 다시 2군으로 내려가기는 했지만, 그 경험은 최현석에게 잊을 수 없는 설렘이자 근사한 동기부여로 남았다. 빨리 기량을 향상시켜 1군에 올라가 그 선배님들과 다시 야구를 하겠다는 꿈이 생겼다.

최현석은 “손시헌 감독님과 류택현 코치님이 좋은 기회를 주셔서 올라가게 됐는데 아마추어 때 했던 느낌과는 달랐다. 경기를 하는 방식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많이 달랐다.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면서 “모든 투수 코치님과 컨디셔닝 코치님 덕분에 잠시나마 1군 캠프에 올라갈 수 있었다. 다 코칭스태프 덕분이다. 캠프는 이제 끝났지만, 2군에서 잘 준비해서 최대한 빨리 다시 1군에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다졌다.

▲ 최현석은 마운드 위에서 싸울 줄 안다는 호평을 받으며 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빠른 성장은 그만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현석은 “이번 캠프에 들어오면서 5가지 목표를 가지고 왔다”고 했다. 보통 신인들이 코치들의 지시에 따라가기 바쁜 것에 반해, 최현석은 자신의 부족한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명확하게 알고 들어왔고 또 그에 맞춰 코치들과 같이 훈련을 했다는 의미다. 최현석이 뽑은 과제는 세트포지션에서의 안정화, 패스트볼 구위 증강, 변화구 제구, 기존 1구종인 커브 외의 새로운 변화구 장착, 자신의 루틴 정립 등이다. 이 목표를 가지고 코칭스태프와 상의하며 차분하게 캠프 기간을 보냈다. 나름대로 얻은 성과가 많았다는 게 최현석의 기대다.

최현석은 “의도치 않은 곳에서 수월하게 풀린 것도 있고, 코치님들 외에 서진용 선배님도 많이 알려주셨다. 내가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해서 안 풀렸나 싶었는데 단순하게 접근하고 코치님, 선배님 말씀해 주시는 것을 듣고 하다 보니까 목표했던 것과 근접하게 준비가 됐다”면서 “지금의 전체적인 밸런스와 페이스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좋은 상태를 한 시즌 내내 유지할 수는 없다. 분명 굴곡이 있는데 선배님들도 ‘그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해 다시 올라가는 게 좋은 선수’라고 말씀해주신다. 대만에 와서 내 루틴을 만드는 것도 목표였는데 지금 어느 정도 정립이 됐다. 루틴대로 천천히 하다 보면 1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처음 1군에 갔을 때는 조용히 있었다. 그냥 선배들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시 2군에 내려왔을 때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1군에 다시 올라가면 많은 것을 물어볼 생각이다. 커브 외 결정구를 고민하고 있는 최현석은 “문승원 선배님이 알려주시는 슬라이더도 배우고 싶고, 체인지업도 배워보고 싶다. 서진용 선배님의 포크볼도 배우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최현석이 이들에게 그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빠르면 빠를수록 SSG도 마운드의 예비 전력 하나를 더 확보하는 셈이 된다.

▲ 올해 2군 마운드 구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SG 최현석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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