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협상 의지 없어… 러 밀착, 핵보유 인정 원해”

박영준 2024. 3. 1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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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협상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고, 러시아와 군사 관계 강화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미 정보 당국은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예측 불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며 러시아는 여전한 위협이지만 서방과의 직접적 갈등은 피해 갈 것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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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정보국장실 보고서
“中·러서 이중용도 물품 수입 지속
풍계리서 핵 실험도 재개할 준비”
“中, 美와 동맹 사이 균열 야기 시도
러, 서방 맞서 北·中 등과 관계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협상에 나설 의지가 없는 것이 거의 확실하고, 러시아와 군사 관계 강화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미 정보 당국은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예측 불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며 러시아는 여전한 위협이지만 서방과의 직접적 갈등은 피해 갈 것이라 평가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김정은은 체제 보장과 국가적 긍지로 인식하는 핵프로그램 폐기 협상에 나설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게 거의 확실하다”면서 “러시아와의 국방 관계 강화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보고서는 북한의 핵위협과 미사일 도발이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북한의 무기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한·미 합동 훈련에 대응해 미사일 발사 및 군사적 시위를 정례적으로 행하고 있으며, 이는 한·미 양국의 태도 변화를 강압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강경 노선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ODNI는 지난해 보고서에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이중용도 물품(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물품)을 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한 데 이어 올해 보고서에서도 이중용도 물품 수입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이를 통해 미국을 포함, 역내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순항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강력한 미사일 전력 구축에 계속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대량살상무기 체계와 관련, “김정은은 핵무기고 확대 입장을 강력하게 유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2022년 중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해서는 “북한의 사이버 역량은 성숙했고, 미국 및 한국을 포함해 광범위한 목표를 대상으로 여러 가지 전략적 목적을 수행하는 능력을 완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의 위협에 보고서의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ODNI는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미국과 동맹 사이에 균열을 야기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국제 규범을 바꾸려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은 장기적 양안 통합을 위해 대만에 대한 경제 및 군사적 압박을 이어갈 것”이라며 “대만은 미·중의 중요한 갈등 지점이며,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 증가에 대응해 한층 강력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 역량과 관련해선 “중국은 2035년까지 군을 완전히 현대화하고 2049년에는 인민해방군을 세계 수준의 군대로 변모하고자 한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최근의 전투 경험이 부족하며, 이는 군 전반의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우주 역량에 대해선 “중국이 2030년에는 일부 영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우주 부문에서 세계 수준의 위상에 도달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이 직면한 심각한 인구 및 경제적 도전으로 한층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행위자로 변모할 수 있다”면서 최근 중국의 불안한 사회 및 경제 상황이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서방에 맞서 북한, 중국, 이란 등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직접적 군사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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