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보건소…공보의 차출에 '지역의료 공백' 현실로
전공의들의 이탈이 길어지면서 의료진이 귀한 농어촌 지역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전공의들 빈자리를 오늘(12일)부터 공중보건의들이 채우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일부 농어촌 보건소가 문을 닫으며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겁니다.
황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에 있는 한 보건지소입니다.
하루 평균 20명 넘게가 이곳을 찾습니다.
그런데 건물 입구에 출장으로 휴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진찰실엔 이렇게 하얀 가운만 남겨진 채 텅 비어있습니다.
공중보건의가 파견을 간 뒤, 진료를 볼 의사가 아예 없는 겁니다.
원래 화요일과 목요일 이틀간 검진이 가능한데, 이마저도 이용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의 공백을 메꾸는 데 공보의들이 투입됐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농어촌 등에 있는 공보의 138명과 군의관 20명을 차출해 이른바 빅5와 같은 상급종합병원으로 보냈습니다.
불편은 고스란히 지역 주민의 몫입니다.
[윤모 씨 : 제가 월남 파병 용사거든요. 거기에서 신경을 다쳐가지고 이런 일반 병원에서는 처방을 받을 수가 없고 보건소에서는 처방을 받아서 그걸 하고. (휴진이면) 이제는 많이 불편하죠.]
다른 병원을 찾는 것도 걱정입니다.
[양모 씨 : 서운하죠. 있어야 좋죠. 병원에라도 가고 하려면 자손들이 같이 안 사니까 아무래도 노인들이 (다니기가) 불편한데 거기가(보건지소가) 있으면 좋고.]
[보건지소 인근 주민 : (보건지소 등에) 사람이 줄어들면, 운명대로 가야지 뭐. 약 못 갖다 먹으면, 그냥 말아야지.]
정부는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 지역에 있던 공보의를 빼면 당연히 그쪽의 전력이 약화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최대한 유지해 주기 위한 방편이고요.]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공보의와 군의관을 200명을 더 투입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지역 의료 공백은 더 커질 걸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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