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에···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 11% 줄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급여가 ‘반도체 한파’로 전년보다 1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킹’은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에서 퇴임한 김기남 상임고문이었다.
12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평균 급여는 1억2000만원으로 전년(1억3500만원) 대비 11.1% 감소했다. 4%대 임금 인상에도 반도체 실적 악화로 인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성과급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지난해분 초과이익성과급(OPI)은 ‘0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조5400억원의 흑자를 봤지만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이 가운데 DS 부문은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사내이사 5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총 220억900만원이었다. 이는 전년 보수 총액 289억3000만원보다 23.9% 적다.
사내이사 중에선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타갔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급여 14억6700만원, 상여 53억600만원, 복리후생 1억3000만원 등 총 69억400만원을 받았다. 이어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61억9300만원, 박학규 최고재무책임자 37억9200만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27억1700만원 순이었다. DS 부문 경영을 총괄하는 경계현 대표이사가 받은 급여는 24억300만원이었다.
퇴직자를 포함한 연봉 1위는 김기남 상임고문으로 172억6500만원을 받았다. 퇴직금 129억9000만원, 급여 16억8000만원, 상여 24억4500만원이다. 구글 총괄 부사장 출신인 이원진 전 삼성전자 서비스비즈팀장은 퇴직금 24억3100만원을 포함한 86억원을 받아 2위였다. 3위는 SAIT 사장을 지낸 진교영 고문으로, 퇴직금 52억5900만원을 포함해 84억8500만원을 받았다.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 가운데서도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비용 총액은 28조3397억원으로 전년(24조9192억원)보다 13.7%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0.9%로 전년(8.2%)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재고는 30조9988억원으로, 3분기 말(33조7307억원)보다 줄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상반기 생산을 줄인 효과가 반영되고 수요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보인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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