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3세 캔버라 열정남에게 무슨 일이…5사사구 7실점, 괜찮아 시범경기야 ‘이범호 메시지 기억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바꿔주겠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2월 중순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도중 감독 임무를 시작했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전공분야가 아닌 마운드에 대해서도 확고한 지론이 있었다. 일단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의 전문성을 최대한 신뢰하겠다고 했다.
대신 자신은 투수들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을 표했다. 사실 결과가 나와야 심리적으로도 안정감, 자신감을 갖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이범호 감독은 적어도 투수들이 지도자에 의해 부담을 갖지 않길 바란다.
이범호 감독은 캔버라 스프링캠프 당시 “볼넷 줘도 ‘바꿔주겠지’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투수를 코너로 몰아넣지 않을 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던져달라는 주문이었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이 기조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대성공이다.
12일 시범경기 대전 한화 이글스전은 류현진의 12년만의 시범경기 복귀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KIA는 이 경기서 대투수 양현종을 선발투수로 내려고 했다. 그러나 양현종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좌완 장민기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장민기는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2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7실점으로 무너졌다. 피안타보다 사사구가 많았다는 게 좋지 않았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14순위로 입단한 좌완투수. 정재훈 투수코치는 6선발 후보군이라고 소개했다.
캔버라 캠프 당시, 장민기는 자신의 불펜투구를 마치고 코치들과의 피드백 시간이 끝났는데도 한참 도안 불펜을 떠나지 않은 날이 있었다. 당시 장민기는 불펜에서 계속 투구 자세를 취하며 불펜을 정리하는 구단 직원과 투구 매커닉에 대한 얘기를 계속 주고받았다. 워낙 진지한 표정이라 말을 붙일 수도 없었다.
당시 장민기는 자신의 고민, 문제점애 대해 공유하는 듯했다. 중심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 원인을 본인도 아는 듯했다. 정재훈 코치는 장민기가 좀 더 부담을 덜고, 힘만 좀 더 붙으면 좋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어쨌든 이날 볼넷이 많았다는 건 아직 고민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시범경기라서 다행일 수 있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할 시간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이 6선발 요원으로 판단했다면, 굳이 컨디션을 개막전에 맞출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범호 감독은 자신의 메시지대로 경기를 운영했다. 볼넷 내주고 대량실점하니 교체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듯하다. 장민기로선 과도한 부담을 가질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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