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스쿨'도 다녀왔는데…'내복사근 파열' 한동희 결국 팀 코리아 낙마, 한태양 대체 선발 [공식발표]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상무 입대를 앞두고 '20홈런'이라는 당찬 목표를 내걸었던 한동희(롯데 자이언츠)가 결국 '서울시리즈' 팀 코리아 명단에서 제외됐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12일 "부상으로 인해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 참가하지 못하는 롯데 내야수 한동희를 대체할 선수로 상무 내야수 한태양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동희는 지난 2022년 생애 첫 월간 MVP 타이틀을 품에 안는 등 129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4홈런 65타점 43득점 타율 0.307 OPS 0.817로 활약,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KBO리그에서도 평균 타구속도가 가장 빠른 편에 속하는 한동희는 2022시즌 눈에 띄게 발전한 정교함을 바탕으로 발사각도를 높여 더 많은 홈런을 생산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했다.
분명 시범경기 때까지 흐름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한동희는 2023년 시범경기 11경기에서 10안타 2홈런 8타점 타율 0.370 OPS 1.136의 엄청난 성적을 남겼고, 정규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발사각도를 높이기 위한 타격폼의 변화가 밸런스에 영향을 미치게 됐고, 지난해 108경기에서 71안타 5홈런 타율 0.223 OPS 0.583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한동희가 이렇게까지 부진했던 것은 데뷔 초 이후 처음이었다.
이에 한동희는 이번 겨울 부활을 위해 몸부림을 쳤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출신의 강정호의 지도를 통해 다시 한번 '개조'에 나섰다.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었지만, 야구를 그만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먼 미래를 내다보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강정호 스쿨'의 효과는 대단했다. 한동희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둘렀는데, 김태형 감독도 큰 기대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 10일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에서 박종훈과 맞대결을 펼치던 한동희가 플스윙 직후 갑작스럽게 옆구리를 잡고 쓰러졌다. 워낙 강한 힘으로 스윙을 가져갔던 만큼 내복사근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보였다. 한동희는 혼자서 몸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롯데 관계자는 "현장에서 '퍽'하면서 터지는 소리가 났다"며 "더그아웃에 들어온 이후에도 움직이지 못했고,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동희가 부상을 당했던 시점은 주말이었던 만큼 정밀 검진을 진행하지는 못했음에도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았고, 11일 정밀 검진 결과 우측 내복사근이 부분 파열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회복 속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4~6주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11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한)동희는 4~6주 재활이 필요하다. 아까 동희가 구장에 왔는데 '금방 될 것 같아요. 안 아파요'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게 아프지 않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힘을 100% 쓸 때는 다를 수 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엄청 좋아졌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트레이너 쪽에서는 4~6주를 예상하는데, 통증이 잡히면 다시 한번 검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이번 부상으로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한동희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을 갖는 '팀 코리아' 대표팀에도 낙마하게 됐다. 지난 2월 미국 괌 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맞붙을 경험을 갖는 것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한동희를 대신해 현재 상무에 몸담고 있지만, 롯데 소속인 한태양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한태양은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은 내야 유망주. 한태양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26경기에 출전해 15안타 2홈런 타율 0.278 OPS 0.844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고, 지난해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BPC)의 예비 멤버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동희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맞붙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은 한태양이 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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