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이 끝도 없다...영국 전역이 감격한 손흥민의 경기 후 행동→"PL이 그를 품을 자격이 없다"
[포포투=김아인]
손흥민이 또 한 번 '손흥민' 했다. 경기가 끝난 후 그가 보여준 미덕은 영국 현지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 위치한 빌라 파크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에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토트넘은 4위 빌라와 승점차를 2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중요한 길목에서 두 팀이 만났다. 순위 한 계단 차이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티켓의 운명이 갈릴 수 있는 4위와 5위의 대결.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5위에 위치한 토트넘은 4위 빌라와 승점 5점이 차이나고 있었다.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이 3강 구도를 달리며 우승 경쟁을 불태우고 있는 만큼 토트넘은 최대한 승점차를 좁혀 4위권에 진입해야 했다.
일단 체력적으로는 토트넘이 우위를 점했다. 빌라는 주중에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16강전을 치렀는데 아약스 원정을 떠나 힘겨운 사투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로테이션 없이 주전 선수들이 경기를 치렀던 만큼 힘이 떨어질 수 있었다. 반면 리그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토트넘은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일주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였다.
핵심 자원들의 출전도 가능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페드로 포로가 돌아왔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팀과 함께 일주일 내내 훈련했다. 파페 마타 사르는 허리 문제 이후 더 나아진 한주를 보내면서 포로와 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께 오른쪽에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상자들의 복귀를 알렸다.
히샬리송은 여전히 출전이 불가했다. 히샬리송은 지난 팰리스전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2~3주 가량 뛸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과 다른 부상 당한 선수들은 아직 훈련에 합류하지 않아서 뛸 수 없다"고 언급했다.
큰 악재는 아니었다. 오히려 토트넘은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둘 수 있는 카드를 활용할 수 있었다. 팰리스전에서도 히샬리송을 대신해 다시 최전방으로 자리를 옮긴 손흥민은 리그 13호 골과 함께 3-1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빌라 킬러'라는 수식어가 존재할 정도로 손흥민은 평소 빌라에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손흥민이 포진했고 존슨, 메디슨, 쿨루셉스키가 뒤를 받쳤다. 사르, 비수마가 중원을 구축했고 4백은 우도기, 반 더 벤, 로메로, 포로가 짝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비카리오가 꼈다.
전반전은 팽팽한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토트넘이 70%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슈팅 숫자는 빌라가 5회로 1회 토트넘보다 앞섰다. 양 팀 모두 공격 기회를 엿봤지만 답답한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결국 득점 없이 전반전은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토트넘이 기세를 잡기 시작했다. 후반 5분 사르의 크로스를 받은 매디슨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토트넘의 골 잔치가 벌어졌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후반 9분 손흥민의 패스를 존슨이 마무리하며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순식간에 경기는 2-0으로 토트넘이 앞서갔다.
2골 차로 뒤지기 시작한 빌라. 대형 악재까지 터지고 말았다. 후반 20분 맥긴이 우도기에게 과격한 태클을 시도하면서 선수들 간 신경전이 과열됐다. 주심은 맥긴에게 레드 카드를 꺼냈고, 빌라는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제대로 흐름을 잡은 토트넘. 빌라를 상대로 계속해서 몰아치던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1분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4분 교체로 들어온 베르너에게 두 번째 어시스트를 하며 네 번째 골을 만든 역할까지 마쳤다. 경기는 그렇게 4-0으로 토트넘이 완승했다.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인 손흥민. 팀의 4골 중 무려 3골에 관여했다. 이날 1골 2도움을 올리며 리그 14골 8도움을 기록했고, 팀 내 득점 1위, 도움 1위에 오르게 됐다. 또 올 시즌 PL 득점 공동 4위, 도움 공동 6위에 오르면서 득점왕과 도움왕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경기 후 손흥민은 팬들이 선정한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되기도 했다.
승리의 주역이 되었지만, 경기가 끝난 후 그가 보인 행동이 알려지면서 더 큰 화제가 됐다. 영국 '더 선'은 11일(한국시간) “토트넘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하던 중 손흥민은 경기장 위에 쓰레기 한 조각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손흥민은 청소부나 관리인에게 일을 맡기는 대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손흥민은 쓰레기 조각을 줍기 위해 가던 길을 잠시 멈췄다. 그는 터널로 향하면서 쓰레기를 치웠다”고 손흥민의 미담을 전했다.
팬들은 손흥민에게 찬사를 보냈다. '더 선'은 “손흥민은 그 자체로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프리미어리그는 그런 손흥민을 품고 있을 자격이 없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축구계에서 그를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등의 팬들이 남긴 반응을 전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미담은 다양했다. 지난해 10월 루턴 타운과의 7라운드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를 마친 손흥민은 테이블 위에 두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이 행동이 화제가 되면서 손흥민의 품격 있는 행동이 조명 받았다.
팬에게 특별한 추억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난 12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을 놀라게 한 토트넘 팬과의 훈훈한 순간-팬의 편지”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공개했다. 사무국이 공개한 '팬의 편지'는 구단의 팬이 소속 선수에게 사연을 보내면 해당 선수가 답을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 이벤트였다.
해당 영상에서는 편지를 받은 손흥민이 주인공이었다. 손흥민에게 토트넘의 오랜 팬인 지미의 쌍둥이 딸 탈리아와 엘리나가 편지를 보냈다. 두 사람은 지미가 토트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지미는 10년간 암과 싸우는 중이었다. 사연을 읽기 시작한 손흥민은 잠시 울컥한 모습을 보이며 편지를 읽었다.
이어진 화면에서 손흥민은 지미의 가족들을 토트넘 훈련장에 초대했다. 지미와 딸들은 토트넘 선수들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만나며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손흥민은 직접 사인한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병마와 끝까지 잘 싸워서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다. 힘내길 바란다. 진심을 담아, 쏘니가"라고 직접 답장을 작성하기도 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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