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모르는 SON, '배부른 돼지는 안 돼!' → 후배들 채찍질 "더 높은 책임감 가져라"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트넘 캡틴 손흥민이 후배들에게 채찍질을 가했다.
영국 언론 '이브닝스탠다드'는 11일(한국시각) '손흥민은 모든 공격수들에게 경기에 대한 갈망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말고 더 높은 곳을 위해 끊임없이 욕심을 내고 훈련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토트넘은 10일 애스턴빌라 원정에서 기대 이상의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이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4대0 완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4위 싸움에 불을 붙였다. 토트넘은 27경기 승점 53점으로 5위다. 애스턴빌라는 28경기 승점 55점으로 4위다. 토트넘이 한 경기를 덜 소화한 상태로 승점 2점 차이다.
토트넘은 이 경기에서 졌다면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의 꿈은 사실상 물거품이었다. 승점 8점 차이로 벌어지면 지키는 쪽이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 빅매치에서 높은 집중력을 뽐냈다.
손흥민 외에도 공격수 브레넌 존슨과 티모 베르너까지 골고루 득점했다는 점이 큰 성과다. 토트넘 공격은 손흥민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손흥민은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브닝스탠다드는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손흥민과 베르너가 후반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데얀 클루셉스키는 1도움을 포함해 세 골에 관여했다. 히샬리송도 부상에서 복귀해 컨디션이 좋다. 토트넘은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다. 그러나 손흥민은 모든 공격수에게 갈망을 유지하라고 촉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모두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넘의 선수로 뛰고 있다.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복귀가 간절하다. 지난 시즌 8위로 추락하며 유럽대항전에서 모조리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이번 애스턴빌라전이 4위를 탈환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전반전은 토트넘이 답답했다.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 직후 장기를 발휘했다. 속도감 넘치는 역습을 전개해 단 세 차례 연결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파페 사르가 오른쪽 측면을 깊게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렸다. 제임스 매디슨이 멋진 발리슛으로 균형을 깨뜨렸다.
3분 뒤에는 토트넘 특유의 전방 압박이 성과를 거뒀다. 엔지 포스테코글루의 토트넘은 최전방 공격수부터 상대 수비를 괴롭혀 후방 빌드업을 방해한다. 이번에도 토트넘이 패스 루트를 좁히며 조여오자 아스톤빌라 수비진이 실수하며 소유권을 내줬다.
순간적으로 토트넘 공격 셋에 아스톤빌라 수비는 한 명만 남았다. 공을 받은 손흥민은 선택지가 좌우에 모두 있었다. 손흥민은 공을 잠시 끌다가 왼쪽의 브레넌 존슨에게 완벽한 패스를 밀어줬다. 존슨이 원터치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토트넘이 2-0으로 앞선 후반 65분, 아스톤빌라 존 맥길이 거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아스톤빌라가 10명으로 줄어들면서 토트넘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졌다.
아스톤빌라의 공간이 텅텅 비어버리자 토트넘은 더욱 맹공을 펼쳤다.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이 데얀 클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폭발했다. 손흥민은 3분 뒤 페널티박스 단독 돌파 후 티모 베르너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주며 공격포인트를 3개나 쌓았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159골을 쌓았다. 이는 토트넘 역대 공동 5위다. 손흥민에게 따라잡힌 토트넘 레전드 클리프 존스는 SNS를 통해 'TOP5에 올라온 것을 축하한다. 그가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기를 바란다'라며 축하했다.
손흥민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다. 존슨이나 베르너, 히샬리송 등 다른 공격수들은 아직 손흥민처럼 확실한 득점 자원이 아니다. 여전히 믿을만한 골잡이는 손흥민 한 명 밖에 없다.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영국 언론도 공감한 내용이다.
영국 스포츠전문미디어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은 여전히 손흥민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토트넘이 앞으로 꾸준히 선수단을 보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스테코글루는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확실히 그곳까지 가려면 세 차례 이적시장보다 조금 더 걸릴 것이다"라고 자평했다. 이적시장은 1년에 2회 열린다. 포스테코글루는 앞으로 최소 2년은 지나야 원하는 스쿼드를 갖출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스쿼드의 견고함, 적응성, 호환성 측면에서 볼 때 아직 우리는 더 많은 변화를 겪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디애슬레틱도 포스테코글루의 의견을 지지했다.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은 이번 시즌 핵심 포지션에 로테이션이 거의 없는 소수의 1군 정규 선수들에게 의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손흥민은 대체가 불가능해서 팀 사정에 따라 측면과 센터포워드를 오가며 헌신했다.
그나마 올해는 토트넘이 유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해 약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8위에 그쳤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커녕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 출전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 게다가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조기에 탈락해 오로지 프리미어리그만 소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 싸움이 간당간당한 상황이다. 토트넘은 현재 5위다.
다음 시즌은 유럽대항전 복귀가 확실시 된다. 챔피언스리그는 놓치더라도 유로파리그는 안정권으로 보인다. 현재 선수단 깊이로는 다음 시즌 스케쥴 정상 소화는 어림도 없다.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에서 뛸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토트넘은 최전방과 풀백 포지션에 더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특히 아직도 손흥민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는 최전방에서 더 높은 퀄리티가 필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포스테코글루는 1~2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확실히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려면 1~2명의 선수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근처도 갈 수 없다. 일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해야 한다. 몇몇 선수들이 발전했다. 계속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좋은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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