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아 "이혼이 흠이 되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박정선 기자 2024. 3. 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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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지아.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지아(45)가 솔직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이지아 2막'을 열었다.

이지아는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끝내주는 여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최근 출연작에서 고난을 겪고 복수에 나서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여러 차례 연기해온 그는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시원한 발차기와 함께 정의 구현에 나서며 사이다 쾌감을 선사했다. 현재의 이지아에 안주하지 않고, 기분 좋은 변신에 성공했다.

오랜만에 인터뷰 자리에 등장한 이지아는 드라마 속 연기 변신처럼 신비주의를 벗고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사실은 코미디 연기를 좋아한다"면서 "이혼한 게 흠이 되는 시대가 아니라"며 민감한 사생활 부분까지 과감하게 오픈했다.
배우 이지아. 사진=BH엔터테인먼트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더라.
"그랬더라. 의미가 있다. 수목극이 없어졌다가 생긴 거다. 수목극에서 역대 2위 시청률이라고 하더라. 그게 수목극을 다시 열어서 시작하는 첫 타자였는데, 굉장히 고무적인 것 같아서 기쁘다. 감사하다."

-비련의 여주인공을 자주 연기하다가, 시원한 쾌감을 주는 캐릭터로 변신했다.
"그런 점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발차기가 시원했을까. 발차기는 예전에 하던 그게 있기도 하고. 한동안 안 했더니 안 올라가더라. 발차기를 한다고생각도 못 했다. 근데 태권도 유단자 캐릭터더라. 전사가 나오진 않았는데, 그렇다고 하더라. 그런 게 몸에 배어있는 친구다."

-강기영을 이번 작품에 추천했다던데.
"이번 작품은 제가 제일 먼저 캐스팅됐다. 감독님이 정해지기 전에 됐다. 작가님이 절 놓고 썼다고 하더라. 제 원래 성격을 짐작한 이들이 힘을 실어준 것 같다. 강기영이 그 역할에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해서 말을 했었다. 근데 스케줄이 안 된다는 거다. '진짜? 진짜 안 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인에게 물어봤었다.(웃음) 그러면서 연락이 됐다. 될 것이었으면 되는가 보다. 바로 연결이 돼서 수월하게 일이 진행됐다. 그렇게 강기영이 함께하게 됐다."

-강기영은 예상대로였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뿐만 아니라, 그 전 작품들도 다 봤다. 보다 보면 직접 준비한 애드리브가 보이지 않나. 그걸 보고 감각 있다고 생각했다.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강기영이 하면 장면 사이의 틈을 채워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첫날은 진짜 어색했다. '생각했던 사람이 아닌데'라고 생각했다. 하하. 같이 하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그 사람이더라. 기대한 대로 같이 협력하면서 재미있게 잘 찍었다."

-강기영과 호흡은 어땠나.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차갑고 다가가기 어렵다고 봐주시더라. 그렇지 않은데. 기영이처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겐 편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특히 강기영에게 '임마'라고 많이 했다.(웃음)"
배우 이지아. 사진=BH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의 어떤 면에 끌린 건가.
"이혼 변호사가 아니라, 이혼 해결사이지 않나. 법이란 게 넓은 것이어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일도 있다. 그걸 넘나들면서 해결사로서, 악덕엔 악덕으로 부딪칠 수 있는 게 재미있게 느껴졌다. 속 시원하기도 하고, 소재와 캐릭터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펜트하우스'에 이어 사적 복수에 맛 들인 것 아닌가.
"그땐 고도의 심리전을 이용한 복수였다면, 여기선 불에 뛰어든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다른 결의 복수를 경험하면서 통쾌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라는 마냥 밝은 캐릭터는 아닌데.
"마냥 코믹물이었으면 시원하게 해결하고 수월했을 거다. 근데 그러기엔 너무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사라의 인생 자체도 그렇다. 조심스러웠다. 복잡한 사정과 감정을 연기하는 게 어렵긴 했다. 엄마의 모성애, 한 여자의 분노 등등. 해결사로서는 사이다를 줘야 했다.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다 보여줘야 해서 어려웠지만, 최선을 다했다."

-연기 변신을 한 것인데.
"이거보다 조금 더 코믹한 거 해보고 싶다. 그런 거에 목말라 있다. 웃기는 데에 욕심 있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애드리브를 누르는 게 어려웠다. 아예 코믹물이 아니니까. 웃기려고 하는 상황에서 눌러가면서 연기해야 했다."

배우 이지아. 사진=BH엔터테인먼트
-유통기한이 있는 결혼 프러포즈 받는 장면이 있었다.
"신선하더라. 저는 어떤 면에서는 그런 결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아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끝나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이혼 소재를 과감히 선택했는데.
"인공지능 특이점을 맞는 2024년인데,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오점이 되는 시대는 아니지 않나. 결혼이란 제도도 합리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나. 저희 드라마가 퀘스천을 주지 않았나 싶다. 이혼이 흠이 되는 세상이 아니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 길을 선택했는데 아니면 돌아갈 수 있는 거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수도 불행한 일이 있을 수도 있다. 근데 사회적 시선이 오점이 있는 여자처럼 보면 얼마나 속상하나.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깨어가는 사회로 변하고 있으니까."

-결혼을 다시 생각해본 적은 없나.
"우리 드라마는 이혼 이야기만 나와서, 결혼을 생각할 수가 없다. 하하."

-이 드라마가 말하는 바는 무엇일까.
"작가님 지인이 이혼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했다더라. 이혼이 간단하게 서로 합의하는 것도 있지만, 정말 힘든 과정도 있다. 그게 안타까워서 이런 작품을 쓰게 됐다고 하더라.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끝내도 괜찮으니까 세상 끝나는 것 아니니까, 용기를 내세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용기를 내라는 의미다. 그게 따뜻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밝은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이 드라마 하면서 행복했다. 진짜 영향을 받는다. 발차기를 하면서속 시원하다. 물리적인 걸 하니까, 대리만족도 줄 수 있다. '펜트하우스' 때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대화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 작품은 직전까지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배우 이지아. 사진=BH엔터테인먼트
-코믹 연기를 좋아하는데, 여전히 신비로운 이미지다.
"신비롭다는 이미지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다. 근데, 신비롭다는 이미지만 있으니까. 하하. 다양한 이미지를 어필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마른 외모, 이른바 '뼈마름'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한다. '뼈마름'이라는 게, 건강하지 않게 마르면 안 좋은 것 같다. 저는 복근도 있다. 무지개처럼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유지하려고 한다. 지나치게 마른 거로비치는 건 아쉽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츠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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