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역 소비’ 전국 2위… 인천e음 캐시백 상향 필요
의료·문화인프라 조속히 확충하고
‘순환 인센티브 제도’ 등 대안 시급
저소득층 지원도 e음 활용 논의
인천시민들이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소비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역외소비를 줄이기 위해선 지역의 의료·문화 인프라 확충과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 캐시백 상향, 순환 인센티브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인천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실의 지방재정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인천의 역외소비 유출률은 37.8%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41.5%)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앞서 지난 2018년 인천의 역외소비 유출률 33.3%에서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더욱 커진 것이다. 역외소비는 시민이 다른 지역에 가서 소비하는 형태를 말한다.
군·구별로는 부평구가 40.7%로 역외소비 유출률이 가장 높고, 서구 38.6%, 계양구 37.8% 등 북부권이 차지했다. 반면 동구(27.5%), 미추홀구(30.4%), 옹진군(32%)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시의회는 높은 역외유출 원인으로 서울·경기지역으로의 통학·통근이 많은 점과 의료·문화 시설이 서울 등에 몰려 있는 점을 꼽는다. 인천시민 중 타 지역으로 매일 34만6천명이 통학·통근하고 있으며, 이 같은 비중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평·계양·서구 등 북부권은 모두 서울에 가깝고 경기와 경계를 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우선 서울·경기 등에 비해 부족한 의료·문화 인프라를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각종 공연이나 치료를 위해 타지역으로 가는 시민들의 수요를 인천에서 해결토록 하기 위해서다.
또 시의회는 인천e음의 캐시백 상향 등 내실화도 인천지역 소비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보고있다. 인천e음은 지난해부터 당초 10%이던 캐시백 비율이 가맹점 매출 규모에 따라 5%대로 낮아지면서 사용액 등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적 재원인 아동수당이나 각종 바우처 등을 인천e음을 통해 지급해 전체적인 인천e음의 사용액을 늘리는 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의회는 인천e음 순환제도 도입 필요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충청남도 부여군은 지역화폐를 사용해 얻은 첫 캐시백으로 다른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추가 캐시백을 지급하는 순환 인센티브를 제도를 도입했다.
임조순 인천대 경제학과 겸임교수는 “서울 등에 직장과 문화 인프라가 몰려 있어 인천시민들이 타 지역에서 돈을 많이 쓰고 있다”며 “각종 인프라를 인접한 지자체 수준으로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이 인천에서 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인천e음의 활성화가 있다”며 “부여군처럼 첫 캐시백은 지자체가, 추가 캐시백은 가맹점이 지급하도록 하는 ‘인천형 순환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인천e음의 캐시백을 높여 운영하기 위한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긴 어렵다”면서 “순환제도 등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인천에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며 “현재 청소년 보건용품 구매비 등은 인천e음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이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e음 혜택의 군·구별 불균형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결위원실이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군·구별 인천e음 결제액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옹진군이 0.1%로 가장 낮고, 강화군이 1.3% 수준이다. 반면, 서구는 21.8%, 남동구는 18.2%, 연수구는 15.7%에 이른다.
예결위원실은 인천e음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섬 지역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데 힘들고, 섬 지역의 경우 가맹점 자체가 적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임 교수는 “디지털 약자인 어르신들에 대한 인천e음 사용 안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시가 어르신, 육아, 저소득층을 위해 지원하는 각종 비용을 인천e음을 통해 지급하는 것도 활성화 방안 중 1개”라고 말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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