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명이 직관했다, 홈 팬 앞에 선 류현진 활짝 "함성소리 커서 기분 좋았다"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이 4177일만에 선 대전 마운드에 올랐다. 3500명 팬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12년 만에 홈팬들 앞에서 등판한 소감은 어땠을까.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전 이후 12년만, 4177일만에 대전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1회초부터 실점했다. 하지만 이후 이닝에서 뛰어난 제구력을 보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바깥쪽에 꽂히는 제구력은 일품이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최고 148km까지 나오는 등 목표한 대로 4이닝 동안 구위와 제구 모두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재밌게 던진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함성소리가 너무 커서 기분 좋았다"고 웃은 뒤 "던지려고 했던 이닝, 투구 수를 잘 마치고 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스피드가 잘 나왔다. 체인지업 제구가 몇 개 안 좋게 들어간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148km로 찍힌 최고 구속에 대해선 "너무 많이 나온 것 같다. 오류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가슴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2회초 한준수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았고, 4회초 마지막 타자 김선빈의 타구에도 왼쪽 허벅지를 맞았다. 첫 번째 강습 타구 때는 '괜찮다'는 사인을 내고 투구를 이어갔고, 두 번째 타구를 맞은 뒤엔 공을 잡아 1루수에게 토스한 뒤 빠르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놀라진 않았다. 다만 두 번째 타구는 좀 아팠지만 전혀 문제될 건 아니었다. 아웃시켰으면 됐다"면서 "맞은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빠르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것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3500명의 팬들이 찾았다. 평일 낮이고 궂은 날씨임에도 많은 관중들이 류현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메웠다. 새벽 5시 30분부터 줄을 선 팬들도 있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인데도 많이 찾아와주시고 있다. 경기 끝나고 나서도 많이 기다려주시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기다려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인하는 건 괜찮다.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그렇게 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범경기이고, 일찍 경기가 끝나다보니 해드릴 수 있다"고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한다. 그리고 23일 잠실 LG전 개막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일요일(17일)에 한 번 더 던져야 하는데 또 비 예보가 있더라. 긴장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주무기 체인지업인데 제구가 좋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고 이닝, 투구 수를 늘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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