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확보냐, 해운 육성이냐…'톤세' 연장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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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에 세금을 깎아주고 재투자를 유도하는 법인세 특례제도인 '톤세제도'가 올해 일몰을 앞둔 가운데 재연장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해운기업 톤세제도 조세특례 심층 평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해운업계는 톤세제 덕분에 업황이 좋을 때 내야 하는 법인세 부담을 줄여 선박 건조 등에 재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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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세금 깎아주는 '톤세제도'
기재부 "유리할때만 선택적 활용
조세 형평성 어긋나는 측면 있어"
해수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
국제경쟁력 키우려면 영구화 필수"
해운사에 세금을 깎아주고 재투자를 유도하는 법인세 특례제도인 ‘톤세제도’가 올해 일몰을 앞둔 가운데 재연장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세 수입 및 형평성 차원에서 기획재정부는 예정대로 일몰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해양수산부는 해운업계 육성을 위해 연장을 넘어 ‘영구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톤세제는 해운업체의 법인세를 계산할 때 실제 영업이익 대신 선박의 순(純) 톤수와 운항일수를 바탕으로 추정한 이익을 적용하는 제도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해운기업 톤세제도 조세특례 심층 평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해수부도 비슷한 시기에 ‘해운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주요 해운국가 톤세제도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국내 해운기업은 2024년 12월 31일까지 법인세 과세표준에 톤세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 똑같은 주제로 연구용역을 냈지만 두 부처의 속내는 딴판이다. 기재부는 연장이 불필요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해수부는 연장을 넘어 톤세제 영구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 톤세제는 2005년 5년 시한의 일몰제로 처음 도입돼 2009년, 2014년, 2019년 세 차례 연장됐다. 해운업계는 톤세제 덕분에 업황이 좋을 때 내야 하는 법인세 부담을 줄여 선박 건조 등에 재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2005~2020년 국적선사가 톤세제로 절감한 비용은 2조5287억원이며, 같은 기간 선박투자 총액은 그 세 배인 7조3899억원에 달했다.
반면 기재부는 해운업계가 해운 불황기엔 일반 법인세 과세방식을 따르다가 호황기에 톤세제를 선택적으로 활용해 세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이 슈퍼 호황이 찾아왔던 2021년부터 톤세제를 선택해 2021년과 2022년 각각 7조3775억원과 9조951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영업이익의 1~2%가량만 법인세로 낸 게 대표적이란 설명이다. 기재부는 톤세제를 해운사들이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세금을 피하기 위해 악용한다면 조세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국내 해운선사들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톤세제가 유지되거나 영구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톤세제는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미국 등 해운 선진국으로 꼽히는 세계 20여 개국이 도입한 ‘국제 표준’이라는 설명이다.
해수부는 해운업계의 고유한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와 숙련된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법인이 다른 국가로 옮기기가 쉽지 않지만 해운기업은 사실상 법인 이동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국해운협회가 올 1월 국내 국적선사 16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톤세제가 폐지되면 보유하고 있는 선대의 85%를 외국으로 옮기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 국적 선대는 현재 1억t에서 1500만t으로 급감한다.
1995년 세계 최초로 현대적인 형태의 톤세제를 도입한 네덜란드도 톤세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6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만난 로데베이크 비세 네덜란드 왕립선주협회 세무 법률 담당 이사는 “톤세제를 폐지하는 국가의 선주는 1년 내 모두 그 나라를 떠날 것이라고 단언한다”며 “톤세제는 각국 정부는 물론 국제기구에서도 해운업에 필수적인 제도로 인정받았다”고 했다.
■ 톤세제도
해운업체에 적용되는 법인세 특례제도. 해운소득에 대해 선박의 순(純) 톤수와 운항일수를 바탕으로 추정이익을 산정해 법인세를 과세한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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