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AI 도선사·감평사도 나온다

김주완 2024. 3. 12. 18: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감정평가, 도선 등 자격과 면허가 필요한 일부 업무를 인공지능(AI)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격과 면허 등을 보유한 사람만 해당 업무 처리가 가능한 전문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법제처 관계자는 "최근 AI 기술력 향상과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법제 개선이 필요해졌다"며 "자격과 면허 업무에서 AI 활용 가능성과 안전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제처, AI 활용 용역 발주
선박 운용은 이미 AI에 문 열어
전문 직종까지 허용 확대 추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감정평가, 도선 등 자격과 면허가 필요한 일부 업무를 인공지능(AI)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AI를 산업 경쟁력 향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AI가 전문직을 대체하는 시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법제처는 최근 ‘자격·면허 업무 영역에서의 AI 활용 가능성에 관한 연구’라는 용역을 발주했다. 자격과 면허 등을 보유한 사람만 해당 업무 처리가 가능한 전문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법제처 관계자는 “최근 AI 기술력 향상과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법제 개선이 필요해졌다”며 “자격과 면허 업무에서 AI 활용 가능성과 안전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제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법제정비단과 정비 대상 법령을 선정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개정할 법령을 확정하는 게 목표다.

법제처는 법제 변경을 추진하면서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무를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운항, 항공 조종, 화물 운송, 여객자동차 운전, 도선, 건축, 감정평가, 공인회계 등의 직무가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건설기계 분야에선 조종사 면허를 받은 사람만 기계를 조작할 수 있다.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시행령 등에서 정한 별도 기준을 충족하는 자율조종시스템 등이 건설기계를 다룰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법제처의 설명이다.

앞서 정부와 정치권은 지난해 12월 자율운항선박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며 AI의 전문직 대체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선박직원법에 따라 해기사 면허를 받은 사람이 배에 타야 선박 운항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율운항선박법 시행으로 내년부터는 관련 면허를 가진 사람이 없어도 AI로 선박 운행이 가능하다.

역량 면에선 사람 전문가와 AI의 격차가 크지 않다. 오픈AI의 AI 챗봇 ‘챗GPT’는 변호사 등 상당수 전문직 자격시험을 통과했다. 구글 딥마인드와 뉴욕대 공동 연구진은 지난 1월 국제 올림피아드 수준의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AI를 개발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간의 모든 자격시험을 통과하는 AI가 5년 내에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AI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 활용 길이 막히면 해외 동종 업계와의 경쟁이 힘들어진다는 논리다. 대형 전기 트럭을 개발하는 AI 스타트업 서울다이나믹스의 이거송 대표는 “무인 트럭은 화물 운송에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분야에까지 자격증을 요구하면 한국이 ‘AI 갈라파고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의 전문직 대체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격증과 면허를 보유한 전문직이 AI 도입에 강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금도 일부 스타트업이 사업 영역을 침범했다며 변호사협회, 세무사협회 등이 관련 업체를 고소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