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배수로서 발견된 나체 여성 시신… "저체온사 추정"

경기 수원의 한 도로변 배수로에서 발견된 여성 시신에 대해 수사가 마무리될 방침이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 /사진= 이미지투데이

경찰이 이른바 '수원 배수로 나체 여성 시신 사건'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50대 여성 A씨 사망 사건을 단순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

경찰은 그동안 A씨 지문 등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수사했다. 이를 통해 경찰은 A씨가 지적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수원시 팔달구 소재 여관에서 홀로 지내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A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6시쯤 거주 중인 여관에서 나와 배회하다가 외투를 거리에 벗어놓은 채 이튿날 오전 2시쯤 사건 장소인 동수원IC 부근 도로변까지 혼자 걸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가 배수로 방향으로 이동한 뒤 그의 움직임은 더 이상 포착되지 않았으며 다른 누군가가 현장에 오간 정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의 시신은 20여일이 지나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8일 A씨 시신을 부검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타살을 의심할 만한 외상은 안 보이고 질병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받았다. 해당 소견에는 "현장 상황을 봤을 때 '저체온사' 가능성은 있지만 부검으로 명백하게 가려내기는 어렵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은 국과수 소견과 더불어 A씨가 추운 날씨 속에 외투를 벗은 채 장시간 배회한 점, 시신 주변에서 입었던 옷가지가 나온 점 등에 미뤄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체온증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추운데도 옷을 벗는 행동, 즉 '이상 탈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는 만큼 사건을 단순 변사로 종결하고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오후 2시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의 한 도로변 배수로에서 A씨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A씨 시신은 나체 상태였고 주변에는 옷 등이 놓여 있었다. 또 일부 부패가 진행 중이었으며 외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가현 기자 rkdkgudjs@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