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최대 1조, 신한·하나 3000억 배상… 은행, ELS發 `실적폭탄`

이미선 2024. 3. 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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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상생금융 지원에도 15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낸 4대 금융지주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홍콩ELS 예상 손실액이 5조8000억원에 달하고 금융회사별 평균 배상 비율이 30~40% 수준으로 추정됨에 따라 총 배상금은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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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순익 6.5% 줄어든 4.5조
홍콩ELS 배상비율 30~40% 추정
비용 절감·새 수익원 찾기 '사활'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상생금융 지원에도 15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낸 4대 금융지주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출 부실 우려 등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이 예상되고 홍콩 H(항셍)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부담 등이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익 전망치는 4조58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4조9015억원) 6.5% 줄어든 수준이다.

지주별로 보면 '리딩금융' KB금융조차도 2023년 1분기 1조49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4127억원으로 5.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조3880억원에서 1조3606억원으로 1.9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전년 대비 10.4%, 10.1% 줄어든 9872억원과 8213억원의 순익을 낼 것으로 에상됐다.

충당금 적립 기조 지속과 홍콩ELS 배상액이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해 발생할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쌓아두는 금액을 말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이 회수를 포기한 대출 채권 규모는 2조원에 육박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같은 추정손실과 해외 부동산 시장 악화 가능성에 충당금을 확대해서 적립해둘 경우 실적은 더 나빠질 수 있다.

홍콩ELS 배상액은 가장 큰 변수다. 올해 홍콩ELS 예상 손실액이 5조8000억원에 달하고 금융회사별 평균 배상 비율이 30~40% 수준으로 추정됨에 따라 총 배상금은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저 기본 배상비율 20%에 공통 가중 10%포인트를 적용한 배상비율 30%를 가정할 경우 가장 익스포저가 많은 KB금융이 약 7000억~8000억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약 1000억~2000억원 규모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중 요인 등을 감안해 배상비율이 평균 40%까지 올라가는 경우엔 KB금융이 약 1조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약 2000억~3000억원 규모를 부담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배상에 따른 큰 손실이 예상되긴하지만 당국의 압박과 사회적 분위기 상 당국의 권고에 은행들이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홍콩ELS 판매 중단 및 배상안 마련에 따른 은행의 이익 감소, 비이자이익 위축 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방법으로는 신규 채용 규모 축소와 같은 인력 감축과 점포 폐쇄 등이 꼽힌다.

다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향해 '약탈적 금융'이라며 소비자들의 접근성은 고려하지 않고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를 줄이거나 고용 창출은 하지 않으면서 수익 창출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함에 따라 빠른 속도로 인력 및 점포 축소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물론 비용 절감에서 인력 감축이나 점포 축소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는 만큼 금융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는 업무 자동화 추진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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