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살고 싶다" 초등생 딸 두고 집 나간 엄마 …나이들어 "수술한다" 연락

김학진 기자 2024. 3. 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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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어머니가 수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빠진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A 씨는 "아직도 두 분의 정확한 이혼 사유는 모르지만, 엄마는 몇번이고 '내 인생을 살고 싶다. 아빠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고 했던 것만 기억이 난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고 사실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버지의 외도 등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정도까지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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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초등학생 때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어머니가 수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빠진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 시절 집 나간 엄마한테 제가 패륜을 저지르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0대 후반 기혼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 작성자 A 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모가 집을 나가 이혼가정에서 자랐다.

A 씨는 "아직도 두 분의 정확한 이혼 사유는 모르지만, 엄마는 몇번이고 '내 인생을 살고 싶다. 아빠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고 했던 것만 기억이 난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고 사실은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버지의 외도 등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정도까지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 이혼 후 아버지 손에서 자란 A 씨는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고모 댁에 몇 년 맡겨지기도 했다. 그 후로 A 씨는 엄마를 원망하며 단 한 번의 연락도 하지 않고 지냈다.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수는 가끔 걸려 오는 엄마의 전화를 그냥 끊어버리는 게 전부였다.

유년기의 행복한 기억은 하나도 없다는 A 씨는 안정적인 가정을 원했고, 그렇게 결혼도 이른 나이에 하게 됐다. 그는 "전혀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A 씨는 엄마란 존재는 처음부터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고, 결혼 소식도 전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A 씨에게 이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이모는 A 씨에게 "엄마가 몸이 너무 안 좋아져서 수술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A 씨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전화를 끊어 버렸고, 뒤이어 이모로부터 '그래도 널 낳아준 엄마인데 어떻게 이러느냐", '엄마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할 거냐?' 등의 내용이 포함된 욕설 문자를 받았다.

화가 난 A 씨는 이모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자식 버린 여자는 엄마로 인정할 수 없다" "내가 참고 또 참아서 여태까지 없는 사람 취급한 거다" "당신이 망쳐놓은 내 어린 시절을 돌려놓으라고 따진 적도 없지 않냐 어떻게 나에게 패륜을 논할 수 있느냐"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A 씨는 "왠지 마음이 찝찝하다. 엄마도 사정이 있었겠다고 생각하고 이제 용서할 때가 된 건가"라며 고민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엄마만의 인생을 살고 싶어 나가셨으면, 딸의 엄마 없는 인생 유지하겠다는 자유도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닐지", "아이를 낳고 키워보면 자기를 버린 부모를 더 이해할 수 없게 될 거다", "병수발 들라고 이제 와서 연락한 부모다. 낳는다고 모두가 다 부모가 아니다"라며 A 씨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말 떠나시고 나서 눈물 흘리면서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라는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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