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악재 우려에… ‘5·18 논란’ 與 도태우 공천 고심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논란 도태우
박근혜 변호 맡은 변호사
한동훈 “공관위에 신속한 재검토 요청”
공관위 회의 이어가며 고심 중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논란이 불거진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을 두고 국민의힘이 고심 중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도 변호사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곧바로 공천관리위원회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면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4·10 총선 승부지가 될 수도권 선거와 중도 확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도태우 변호사(54)가 1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10 총선 대구 중·남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12일 국민의힘 공관위는 도 변호사의 공천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각도에서 회의를 했고 아직 결론을 못 냈다”고 했다. 공관위는 도 변호사 공천 재검토와 관련해 이날 오전부터 저녁까지 회의를 진행 중이다.

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인물이다. 이번 국민의힘 대구 중남 경선에서 현역 임병헌(초선) 의원에 승리하며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언급한 것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졌다. 또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게시물을 수 차례 인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이 도 변호사의 논란과 관련해 신속한 행동에 나선 것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험지로 꼽히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선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또 논란이 된 도 변호사의 발언은 그동안 국민의힘 지도부가 피력해 온 5·18 관련 입장과도 상반된다. 한 위원장은 올해 1월 광주를 찾아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도 변호사가)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우리가 당연히 공천을 드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험지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국민의힘 후보 캠프 관계자도 “도 변호사 본인이야 출마 지역구가 대구니 당선에 아무 영향이 없지만 우리 당 색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느냐”며 “한 위원장이 ‘재검토’ 발언을 한 것은 세게 이야기한 것이라 수용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과거 공인이 아니었을 때의 언행과 후보 시절이나 공적 지위에서 (발언)했던 건 다른 얘기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각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 언행이 더 중요하다”며 “결론을 내린 건 아니지만 공관위에서 그런 면까지 볼 필요도 있다고 해서 (재검토 요구를)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