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세계시총 넘은 비트코인… 트럼프 "상거래 결제 허용"
구글 이어 자산 순위 8위로
英 ETN 승인 등 호재 지속
한국서도 연일 1억원 웃돌아
한화증권 등 관련株도 급등
"비트코인 사려면 뭐부터 설치하면 될까요."
지난 11일 저녁 한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50대 A씨는 이 같은 질문 글을 올렸다. 댓글에는 업비트와 케이뱅크, 빗썸 등의 애플리케이션(앱)을 깔라는 조언이 쏟아졌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이날 한국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는 지난 일주일 동안 평균치의 5배 수준으로 뛰었다.
비트코인이 연일 급등하며 원화 1억원 고지를 넘어서고, 시가총액이 실물 은(銀)마저 넘어서면서 뒤늦게 관심을 갖는 개인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2일 컴퍼니스마켓캡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현재 시총은 1조4100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1조3900억달러 규모인 은을 뛰어넘는 것이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전 세계 자산 시총 순위 8위에 등극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국내 1위 코인 거래소인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14조원으로, 11일 코스피 일 거래량인 12조4217억원을 넘었다. 비트코인 한 종목에서만 매일 1조원이 훌쩍 넘는 거래량이 나오고 있다.
국내 코인 시장의 열기는 '김치프리미엄'에서도 나타난다. 김치프리미엄은 해외와 국내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말한다. 국내 시장은 트래블룰(자금 이동 추적 시스템)로 인해 국내외 간 가상자산의 이동이 쉽지 않아 차익 거래가 어렵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 수요에 따라 해외와 가격 차이가 나타난다. 비트코인이 급등한 지난달 26일부터 김치프리미엄은 연일 크게 올라 현재 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비트와 케이뱅크 앱 신규 설치 건수도 크게 늘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금융' 카테고리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각각 3,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업비트 앱의 국내 신규 설치 건수는 17만571건으로 지난해 8월(9만9815건) 대비 1.7배 늘어났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도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국내 시장에서 코인 관련주들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각각 64.65%, 21.05% 급등했다. 두 종목은 모두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갖고 있어 비트코인 관련주로 분류된다.
젊은 층이 열광하는 특성을 활용해 정치권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개인적으로 소유해 본 적은 없지만 그것이 많이 사용되는 것을 봤다"며 "(다시 선출된다면) 대통령으로서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는 등 결제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과 180도 바뀐 의견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9년 7월 트위터(현 X)를 통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가격 변동이 크고 허상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화폐가 아니며 마약 거래 등 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젊은 층 유권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규제 제한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트코인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최근엔 미국에 이어 영국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기반 상장지수증권(ETN)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유럽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가상화폐 기반 ETN 발행을 사실상 승인했다. ETN은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ETF와 달리 ETN은 증권사가 발행한다. 런던증권거래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2분기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N의 상장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미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국가 재정을 활용해 투자한 비트코인이 좋은 수익률을 내면서 지난달 4일 치른 대선에서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21년 9월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지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최근도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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