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체포된 한국인은 탈북민 돕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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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백 모씨가 현지에서 탈북민 지원·선교 활동을 해온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편했던 한국과 러시아 간 관계에 부담을 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러시아는 백씨를 체포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 북한에 '선물'을 주는 동시에 한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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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한러관계 개선 협의"
올해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백 모씨가 현지에서 탈북민 지원·선교 활동을 해온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편했던 한국과 러시아 간 관계에 부담을 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러시아가 간첩 혐의를 적용한 외국인은 미국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백씨는 러시아 극동지역을 기반으로 북한에서 파견된 벌목공과 건설노동자 등을 돕고, 탈북민 구출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와 정보당국은 백씨를 체포한 경위와 시기,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 일체 함구하며 "현지 공관이 (백씨) 체포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씨의 탈북민 지원 활동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사용할 북한제 포탄·무기 수입이 절실한 러시아에 거슬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러시아는 백씨를 체포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 북한에 '선물'을 주는 동시에 한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레드라인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인질 외교'라는 얘기다.
양국이 공개적으로 외교관을 맞추방한 것은 1998년 사례가 유일하지만 정보 계통 외교관을 제척한 사건은 여러 번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민간인을 간첩 혐의로 붙잡은 것은 처음이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러시아가 관영매체인 타스통신을 통해 (백씨) 이름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명백한 경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 교수는 "한·러 관계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을 뿐 위험한 상황"이라며 양국관계가 적절히 관리되고 있다는 정부의 앞선 설명에 의구심을 표했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항의하겠지만, 현지 법에 따라 기소된다면 외교적인 구제가 효과를 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러시아는 한국이 비우호국 가운데 가장 우호적인 국가라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 문가영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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