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일·가정 양립' D학점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4. 3.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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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장인들에게는 출산이 축복만이 아닌 '짐'이 되기도 한다.

출산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는 게 독일 등 선진국에선 당연한 기업 몫이지만, 한국에선 기업의 부담이다.

저출생 해법의 중요한 토대가 일·가정 양립이지만 국내 기업들의 가족 친화 경영 노력은 여전히 낙제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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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개 기업 인구대응 평가
男 육아휴직 의무화 기업 없고
임산부 차별금지제도 절반안돼

한국 직장인들에게는 출산이 축복만이 아닌 '짐'이 되기도 한다. 일과 가정을 양자택일해야 하는 게 직장인들의 고민이다. 출산으로 인한 인력 공백을 메우는 게 독일 등 선진국에선 당연한 기업 몫이지만, 한국에선 기업의 부담이다. 저출생 해법의 중요한 토대가 일·가정 양립이지만 국내 기업들의 가족 친화 경영 노력은 여전히 낙제를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매일경제신문이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과 함께 국내 시가총액 20위 기업에 대한 인구위기 대응 기초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A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100점 만점 기준 79점에 그쳤다.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지주사 B사는 가장 낮은 점수인 47점을 기록했고, 다른 금융사 2곳도 50점대였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데 필요한 사내제도 역시 부족하고, 관련 제도가 있더라도 직원들 활용도가 떨어졌다. 출산휴가 제도 운영에서 만점을 받은 기업은 20개사 중 4개사에 불과했다. 출산 후 자녀 돌봄에 필요한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와 유연근무 제도는 대부분 기업들이 도입했지만 3곳만 만점을 받았다. 임산부 차별 금지 정책을 보유한 기업은 8곳으로 절반에 못 미쳤고, 휴직 후 원활한 복귀를 돕는 '온보딩' 제도를 운영 중인 기업은 3곳뿐이었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매일경제와 한미연은 국내 기업이 인구위기 대응에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EPG 경영'을 제안한다. EPG 경영은 기존 ESG에서 사회 지표인 S(Social)를 인구위기 대응 지표인 P(Population)로 바꾼 것이다. 매일경제와 한미연은 EPG 경영에서 P에 대한 평가모델인 '인구위기 대응 K-ESG' 지표를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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