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못참아"… 디즈니 맞불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3.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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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가 연말까지 10조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행동주의 투자자 펠츠가 설립한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지난해 말까지 디즈니 주식을 약 1.8%(37억달러어치) 확보한 주요 주주다.

디즈니는 펠츠와 그의 펀드가 표 대결에까지 나섰던 투자사 GE, 듀폰 등 사례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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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경영참여 놓고 표대결
일반주주 겨냥 여론전 펼쳐
"그들은 파괴적" 지지 호소

월트디즈니가 연말까지 10조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경영진 자리를 두고 유명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와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있어서다. 디즈니는 펠츠와 그가 추천한 전 디즈니 임원 제이 라술로가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참여하면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즈니는 11일(현지시간) 자사 주주 캠페인 홈페이지 '보트디즈니닷컴'을 통해 트라이언파트너스에 대해 "분열적이고 파괴적"이라고 비판하는 3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펠츠가 설립한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지난해 말까지 디즈니 주식을 약 1.8%(37억달러어치) 확보한 주요 주주다. 펠츠는 지난 3년 새 반 토막이 난 디즈니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보다 목표 지향적인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포함한 2명의 이사회 참여를 요구했다. 이에 다음달 3일 연례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을 위한 표 대결이 예정돼 있다.

트라이언파트너스는 1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과 무리한 인수·합병이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만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디즈니는 동영상에서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디즈니는 펠츠와 그의 펀드가 표 대결에까지 나섰던 투자사 GE, 듀폰 등 사례를 언급했다. 디즈니는 이 회사들 모두 주가가 떨어졌다며 펠츠가 디즈니에 대한 믿음보다 허영심에 이사회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즈니는 이어 지난 6개월 사이 펠츠가 자사 주식 50만주를 팔았다고 전했다.

또 이사회 멤버로 추천된 라술로는 10년 전 디즈니에서 승진에 탈락한 직원으로, 그가 이사회에 있을 당시 디즈니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펠츠와 협업하는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엔터테인먼트 회장에 대해서는 "디즈니 내부에서 오랫동안 파괴적인 행동을 한 전력이 있다"면서 경계했다.

디즈니는 기업가치 향상 방안도 발표했다. 디즈니는 2022년 말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밥 아이거가 연말까지 75억달러(약 9조8500억원)의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며 "아이거 CEO가 복귀한 이후 회사가 이룬 발전을 펠츠가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라이언은 디즈니의 주장에 대해 "수년간의 디즈니 실적 부진에서 투자자들 관심을 돌릴 목적의 잘못된 내용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성명"이라고 반박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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