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보다 못한 수준 인정" 축제의 무대에서, 티빙 CEO는 왜 연신 고개 숙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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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에 맞춰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준비해 찾아뵙겠다. 팬들께 약속드리겠다."
그동안 팬들은 KBO리그 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KBO가 뉴미디어, 온라인 중계권 사업자로 기존 네이버가 아닌 티빙을 선택했다.
최 CEO는 "개막에 맞춰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준비해 찾아뵙겠다. 팬들께 약속드리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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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개막에 맞춰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준비해 찾아뵙겠다. 팬들께 약속드리겠다."
축제의 장이 돼야 할 무대에서 연신 고개만 숙였다. 사과를 하기에 바빴다. 과연 벼랑 끝에 몰린 '티빙'이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살아날 수 있을까.
OTT 업체 티빙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프로야구 산업의 틀을 바꿀 수 있는 역사적 합의를 했다. 그동안 팬들은 KBO리그 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 TV든, PC든, 모바일이든 전부 '공짜'였다.
하지만 KBO가 뉴미디어, 온라인 중계권 사업자로 기존 네이버가 아닌 티빙을 선택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티빙의 공격적인 투자가 KBO와 10개 구단들을 사로잡았다. 티빙은 중계권료로 3년간 총 1350억원을 투자한다. 이 돈이 KBO와 구단들에게 돌아간다.
문제는 이 선택으로 팬들은 돈을 주고 야구를 봐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OTT 업체인 티빙은 투자한만큼 회수를 해야 한다. 월 5500원의 가격을 책정했다. 물론 5500원을 내면 야구 뿐 아니라 티빙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야구만을 위해 티빙에 접속하는 팬들은 이 5500원에 불만이 생길 수 있다.
그 불만을 잠재우려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하지만 시범경기 첫 중계부터 대형 사고가 났다. 중계 속도가 느린 것은 물론이고, 문자 중계도 오류가 나왔다. 경기 중 갑작스럽게 광고가 나오며 시청을 방해했다. 야구를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자들이 제작하는 듯한 자막들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SAFE'를 'SAVE'로 표기한 것에서 팬들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수많은 문제들로 벌써부터 팬심이 싸늘하게 식은 상황이다.
티빙은 12일 서울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K-볼 서비스 설명회'를 열었다. 사실 성대한 잔치가 돼야 할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자신들이 KBO와 손을 잡고 어떻게 사업을 펼쳐나갈지 알리는 무대였다. 일찍부터 이 행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주말 사이 쑥대밭이 됐다. 단상에 오른 최주희 CEO는 대뜸 "주말 사이 이슈가 많았던 것 같다. 10년은 늙은 것 같다. 뜨거운 관심에 깜짝 놀랐다. 그만큼 지적해주시는 부분들을 잘 듣고 있다. 미흡했던 점을 인지하고 있다. 책임감을 더 느끼고 있다"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렸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거칠 수 있다. 문제는 같은 실수들이 반복되면 그마저 남은 팬들도 모두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개막 시점에는 완벽한 서비스가 구현돼야 한다. 그러면 팬들도 현 상황을 이해할 일말의 여지가 생긴다. 최 CEO는 "개막에 맞춰 반드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준비해 찾아뵙겠다. 팬들께 약속드리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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