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또 오를텐데 … 속타는 첨단기업들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4. 3. 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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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탈(脫)원전 정책의 후유증으로 대만 정부가 전기요금을 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전력이 여전히 40조원이 넘는 눈덩이 적자에 시달리면서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탈원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대만처럼 한국도 한전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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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료 3분기 인상 유력
가정용보다 더 오르는 산업용
전기사용 많은 삼성 등 타격
탈원전 후유증 앓는 대만은
전기요금 10~15%인상 추진

무리한 탈(脫)원전 정책의 후유증으로 대만 정부가 전기요금을 또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전력이 여전히 40조원이 넘는 눈덩이 적자에 시달리면서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기 사용량이 많은 대기업들은 막대한 비용부담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1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2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3·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전은 올해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 기준연료비와 연료비조정단가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오는 3분기에는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전의 재무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요금 동결을 지속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 202조4000억원의 부채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192조8000억원)보다 9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는 43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전의 이자 비용은 4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약 57% 늘었다.

탈원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대만처럼 한국도 한전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전기요금 인상이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대만전력공사(TPC)의 누적 적자가 5460억대만달러(약 23조원)로 급증하면서 이달 중 전기요금을 10~1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3.38대만달러(약 140원)인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폭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많은 TSMC 주가가 한때 급락하기도 했다.

한국 역시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여론의 반발이 큰 가정용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속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일반 가구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산업용갑)이 사용하는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대용량 사용자인 산업용을에 대해서만 요금을 kWh당 평균 10.6원 올렸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력 다소비 업종 기업들의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용 전기 단가가 계속해서 오르면 원가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일본이 반도체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국내 전기요금이 올라가면 원가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진한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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