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중국도 지금 선거철, 투자가 투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지난 11일에 끝났다.
중국 공산당과 시장 사이에 신뢰가 깨져서 가계, 기업, 지방정부, 청년, 중산층 등 소비·투자·노동을 이끌 경제 주체들의 경제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그런데 중국처럼 투표로 정치를 바꾸기 어려운 나라에서는 투자가 일종의 투표다.
그렇다면 양회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과연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생각을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업 투자심리가 일종의 투표
양회 결과 대한 시장의 신뢰
상반기 경제지표가 보여줄것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지난 11일에 끝났다. 같은 시기에 열리는 정치협상회의와 합쳐 양회(兩會)라고 부르기도 한다. 금년 성장 목표(5%) 등 여러 정책 방향이 제시되었다. 그렇지만 시장이 가장 기대한 것은 침체된 자산시장과 악화된 투자심리에 대해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였다.
중국의 주택 가격은 2022년 2월부터 24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2021년 9월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며 4년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2023년 민간기업의 고정자산 투자는 0.4% 줄어들었는데, 이는 코로나19 봉쇄가 삼엄했던 2022년보다도 위축된 것이다.
한편 중국 정부가 성장보다는 구조개혁 필요성만 강조하고, 시장이 이해하기 힘든 경제 비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 따른 내외의 우려도 컸다. 중국 공산당과 시장 사이에 신뢰가 깨져서 가계, 기업, 지방정부, 청년, 중산층 등 소비·투자·노동을 이끌 경제 주체들의 경제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신뢰의 위기라는 것이다. 그간 중국 정부는 봉쇄 중심의 방역 정책을 마지막까지 고수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사교육·문화 산업·플랫폼 기업들에 된서리를 내리고 부동산 업계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지방재정 불안에 대해 교과서적 자기 책임 원칙만 강조하는 등 시장이 느끼는 충격에는 아랑곳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마다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었다. 그런데 이번 양회에서는 자산시장 침체를 해소할 화끈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구조조정이 우선이라는 입장 그대로다. 이 때문인지 리창 총리가 정부 업무보고를 한 당일(5일) 홍콩 항셍지수가 3%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슈였던 신뢰와 심리의 위축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선 '성장을 통해 안정을 달성한다(以進促穩)'는 구호를 통해 앞으로는 성장을 좀 더 고려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나아가 시장의 신뢰·기대·심리(社會預期)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성장이나 취업만큼 중요하게 관리하겠다는 구절도 집어넣었다. 또한 정책 간의 정합성(一致性)을 강조하고 앞으로 비경제적인 정책들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평가하면서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기업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하며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정책은 신중하게 발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도 강력하게 시사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중국 정부가 과거 일방통행식 정책이 가져온 부작용을 심각하게 반성하면서 성장·시장·심리를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 아닌가 하며 기대되기도 한다. 홍콩 증시가 불안한 동안 상하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중국인들도 정부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할지 분분한 상황이라고 짐작된다.
물론 약속보다 실행이 중요하다. 그런데 시장과의 소통을 총괄할 리 총리는 수십 년간 이어져온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필 올해부터 중단했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정부의 약속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 조만간 나올 것이다. 그런데 중국처럼 투표로 정치를 바꾸기 어려운 나라에서는 투자가 일종의 투표다. 그동안 중국의 민간기업인들은 마이너스 투자 증가율로 정치적 불만을 표시했다. 일종의 투표를 해온 셈이다. 그렇다면 양회를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과연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생각을 바꿀지 지켜볼 일이다. 상반기 민간투자와 주가지수의 향방이 바로 중국 공산당의 득표율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중국도 한창 선거철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전기차, 이젠 부셔버릴거야” 욕했는데…싸고 좋다, ‘쏘렌토값’ 독일차 [카슐랭] - 매일경제
- “옆집 이사 타이밍 기막히네”…집값 꿈틀대기 시작한 ‘이곳’ 어디? - 매일경제
- ‘백기투항’만 바라는 정부·의료계 치킨게임…“진짜 문제는 이거야” - 매일경제
- 1회 충전에 1만km 달린다…9조 투자해 K배터리 꿈의 기술 도전한다 - 매일경제
- “월급이 60만원이래”…제주도청에 입사한 신입 아나운서의 정체 - 매일경제
- 서울대 의대 교수 ‘집단사직’ 최후통첩에…복지장관 “심각한 우려, 전공의 처벌 원칙 변함없
- “15분 한번 충전에 서울~부산 왕복”…게임 판 바꾸는 꿈의 배터리는 ‘이것’ - 매일경제
- “평소 존경, 앞뒤 재지않고 뛰어들겠다”…‘호랑나비’ 주인공이 만드는 영화는 - 매일경제
- 멋진 셀카장소서 다 죽였다…‘신데렐라성 살인’ 가해자에 종신형 - 매일경제
- 드디어 만났다...‘우상’ 이치로 만난 이정후 “아우라가 달랐다” [현장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