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재건축 공사비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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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을 옭아매온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재건축의 봄'이 오는가 싶었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으로 공사 현장이 멈춰 서는가 하면 재건축을 추진하다가 포기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최대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2019년 2조6363억원으로 책정했던 공사비를 최근 4조776억원으로 1조4413억원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재건축=로또'라는 공식은 공사비 폭등으로 옛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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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을 옭아매온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재건축의 봄'이 오는가 싶었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으로 공사 현장이 멈춰 서는가 하면 재건축을 추진하다가 포기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수주를 위해 과열 경쟁을 벌이던 풍경도 사라졌다.
원인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공사비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3.3㎡당 공사비 1000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가 시공사 선정을 위해 공고한 공사비는 3.3㎡당 959만원이었다. 2020년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공사비가 3.3㎡당 542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강남 재건축 최대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2019년 2조6363억원으로 책정했던 공사비를 최근 4조776억원으로 1조4413억원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3.3㎡당 공사비가 54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올라가면서 공사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공사비 갈등으로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은 3.3㎡당 650만원에 타결됐는데 지금 보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조합원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추가분담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세가 5억원 선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는 84㎡ 입주 시 추가분담금이 5억원대로 추산되자 아예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서초구 신반포18차 337동은 전용 111㎡에서 97㎡로 줄이는데도 일반분양 없는 일대일 재건축이다 보니 12억원의 추가분담금 폭탄을 맞았다.
'재건축=로또'라는 공식은 공사비 폭등으로 옛말이 됐다. 과거 저층 재건축의 경우 조합원들이 돈을 돌려받거나 1억~2억원대 분담금만 내고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이젠 "추가분담금이 무서워 재건축을 못하겠다"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재건축 '공사비 쇼크'가 향후 수도권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건축 지연은 결국 주택 공급 부족의 뇌관이 될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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