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접지도 않고 투명 투표함에…‘속 훤히 보이는’ 러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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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2)이 '종신 집권'을 꾀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날인 15일을 닷새 앞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푸틴 대통령이 국가비밀위원회가 공무원의 출국을 제한할 수 있는 권리를 승인했다"고 했다.
친정부 성향인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은 "사회문제연구소(EISR)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15∼17일 대통령 선거의 예상 투표율은 71%"라며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은 82%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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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사실상 정해진 이번 대선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득표율이 80%가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대로라면 푸틴 대통령은 사상 최고의 득표율로 2030년까지 임기가 보장된다. 2030년 선거도 승리하면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뛰어넘어 러시아혁명 이후 최장기 권력자로 등극한다.
● “점령지 주민, 러 여권 받아야 추방 면해”
11일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15~17일 대선을 앞두고 2022년 강제 합병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에서 10일 사전투표를 실시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일부 최전방에선 지난달 25일부터 군인 등을 대상으로 사전투표가 진행돼 왔다.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중앙선관위원장은 “사전투표에 11일 오전 10시 기준 141만9396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타임스가 게재한 사진을 보면, 선거관리요원이 도네츠크의 한 아파트에서 무장군인과 함께 투표용지를 수집하고 있다. 세베도네츠크시에서 한 군인이 투명 투표함 옆에 서 있는 모습도 공개됐다. 투표함 속 용지는 내용을 알 수 있게 펼쳐져 있었다. 비밀투표가 아닌 공개투표를 하고 있는 셈이다.
유로뉴스는 “러시아 내무부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수령하는 대가로 사회복지 및 의료 등 지역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여권 수령을 거부하는 이들은 7월 1일부터 외국인이나 무국적자로 간주된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여권이 없으면 이때부터 외국으로 추방되거나 구금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놓고 투표 원칙도 지키지 않다 보니 결과를 조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크렘린궁이 임명한 관리들은 대대적으로 조작에 나설 의도가 농후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을 합리화하기 위해서도 높은 득표율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본토도 벌써부터 엄격하게 통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푸틴 대통령이 국가비밀위원회가 공무원의 출국을 제한할 수 있는 권리를 승인했다”고 했다. 행정부나 선관위 공무원들은 물론 총리와 검찰총장 등 고위직 또한 비밀위원회의 허락을 받아야 출국이 가능하다. 전직 공무원 역시 제한 대상이다.
● 30년 집권 길 열려…스탈린도 넘어서나
대선 개시 4일을 앞두고 공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선 푸틴 대통령이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친정부 성향인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은 “사회문제연구소(EISR) 의뢰를 받아 조사한 결과, 15~17일 대통령 선거의 예상 투표율은 71%”라며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은 82%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직전 2018년 대선의 투표율은 67.5%였으며, 푸틴 대통령은 당시엔 역대 최고인 76.7%의 득표율을 얻었다.
다른 대선 후보인 러시아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와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는 나란히 예상 득표율 6%로 공동 2위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의 예상 득표율은 5%였다.
2000년 처음 집권한 뒤 지금까지 4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2030년까지 30년을 집권하게 된다. 2012년 대통령에 복귀하며 개헌을 통해 6선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2036년까지 권좌를 유지하면 스탈린 서기장의 30년 통치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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