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경력뿐인데 응급실행, 걱정돼”…공보의도 병원도 혼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직 의대만 졸업했는데 보건소에서 간단한 진료만 보다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투입된다고 합니다. 내일부터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아직 모릅니다."
지역 보건소에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파견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ㄱ씨는 12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어리둥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상급종합병원 20곳에 공보의 138명을 파견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직 의대만 졸업했는데 보건소에서 간단한 진료만 보다가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투입된다고 합니다. 내일부터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아직 모릅니다.”
지역 보건소에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파견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ㄱ씨는 12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어리둥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 11일 상급종합병원 20곳에 공보의 138명을 파견했다. ‘전공의 대규모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에 대응한다’는 취지이지만, 현장에 파견된 공보의와 기존 의료진들은 갑작스런 투입으로 외려 현장 혼란이 가중되는 면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르면 다음주 공보의 200명이 상급종합병원에 추가로 투입된다.
1차로 투입된 공보의 중 절반 이상인 92명이 수련 병원 경험이 없는 일반의다. 일반의는 의대를 졸업해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지만 인턴이나 레지던트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의사를 말한다. ㄱ씨는 “그동안 보건소에서 간단한 내과 진료, 요양 판정, 행정 업무 등만 해왔는데 당장 응급실에 투입돼 혹시 환자한테 피해를 끼칠까봐 걱정된다”며 “병원도 아직 정부에서 지침을 못 받았다며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알려주지 않았다. 계속 병원에서 대기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공보의들은 이틀 정도 짧은 교육을 마친 뒤 대개 13일부터 진료 현장에 실제 투입된다.
외려 기존 의료진 업무가 가중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ㄴ씨는 “인턴이 새로 들어왔을 때 보통 씨엔에스(CNS)라고 하는 전담 간호사가 병원 시스템 등 인턴 교육을 담당하는데, 전공의 이탈 이후 간호사 업무가 가중된 상황에서 공보의 교육까지 해야 한다면 일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또다른 서울 대형 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각 병원마다 시스템도 다르고 협진할 수 있는 과나 시술의 종류도 달라 보통 적응하는 데 한두 달은 걸린다”며 “파견된 공보의들의 수도 많지 않아 사실상 의료 공백을 메우긴 어렵다. 정부의 생색내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부 지침 없이 당장 새 공보의를 파견 받게 된 병원도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공보의들의 근무 시간, 급여, 숙소 등 아무런 지침 없이 사람만 파견된 상태라 병원 내부에서도 어떤 일을 맡길 수 있을지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5·18 망언’ 도태우 공천 유지…국힘 “이게 국민 눈높이”
- 교수들 이탈땐 병원 ‘올스톱’ 위기…의·정 대치 장기화 조짐
- 추가 소환한다지만…공수처, 이종섭 입국만 기다려야
- 비명계 송갑석, 경선 패배…하위 20% 공개자 모두 탈락
- 굶어 죽은 ‘가자 아이’ 23명 뒤엔 수십만 고통…기아도 학살이다
- ‘한동훈 특검법’ 앞세운 조국혁신당…‘원포인트 전략’ 먹히나
- “보건소 경력뿐인데 응급실행, 걱정돼”…공보의도 병원도 혼란
- 미 2월 소비자물가지수 3.2% 상승…인플레 다시 꿈틀
- 1위 현대건설 잡은 흥국생명…우승자 막판까지 안갯속
- [단독] 윤 대통령 지명 인권위원 “일본 성노예 타령 자꾸 할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