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폭력'에 내전 우려까지 나온 아이티, 결국 총리 "사임"

정혜인 기자 2024. 3. 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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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압박에도 버티던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의 아리엘 앙리 총리가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갱단의 압박에도 버티던 앙리 총리는 계속된 폭력 사태로 아이티 행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자 결국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BBC는 "당초 미국은 앙리 총리가 아이티로 돌아가 사태를 진정시키길 원했다. 하지만 갱단의 폭력 사태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생각도 변했다"며 이것이 앙리 총리의 사임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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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압박에도 버티던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의 아리엘 앙리 총리가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11일(현지시간) CNN·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앙리 총리는 이날 후임 총리 선출을 위한 과도기구가 설치되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갱단 압박에도 버티던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의 아리엘 앙리 총리가 11일(현지시간)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AFPBBNews=뉴스1

그는 "우리 정부는 의회 출범 후 즉시 떠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총리와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관리인 정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이티인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갈 수 있고 부모가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 나라를 가질 자격이 있다"며 "아이티에는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앙리 총리의 사임 발표는 카리브 공동체(CARICOM)의 긴급회의 도중 이뤄졌다. 카리브 공동체는 최근 아이티에서 앙리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갱단의 무장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자메이카에서 전날부터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카리브 공동체는 이 긴급회의에서 과도 위원회 설립을 통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아이티 대통령 선거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카리브 공동체 의장인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과도 위원회가 구성되고 (아이티의) 임시 총리가 지명되면 그(앙리 총리)의 사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아이티의 주요 공항 폐쇄로 현재 푸에르토리코에 발이 묶인 앙리 총리의 긴급회의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외신은 그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11일(현지시간)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갱단 일원들이 총을 들고 앉아있다. /로이터=뉴스1

앙리 총리는 지난달 25일 아이티 내 국제 보안국 배치에 관련 협정 체결을 위해 케냐 등 해외 방문에 나섰다. 하지만 그의 출국과 함께 갱단의 반란이 시작되고 주요 공항이 폐쇄되면서 아이티로 돌아오지 못했다. 미국 관계자에 따르면 앙리 총리는 당분간 푸에르토리코에 머무를 예정이다.

아이티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치안 상황이 악화했다. 이후 신경의사 출신인 앙리가 총리직을 맡았지만, 아이티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는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지난 4일에는 무장한 갱단 연합이 앙리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교도소, 경찰서 등을 습격하고, 주요 공항을 폐쇄했다. 갱단 측은 내전 가능성까지 경고하기도 했다.

갱단의 압박에도 버티던 앙리 총리는 계속된 폭력 사태로 아이티 행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자 결국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앙리 총리 사임 이외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안이 없다고 판단한 것도 그의 사퇴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듯하다. BBC는 "당초 미국은 앙리 총리가 아이티로 돌아가 사태를 진정시키길 원했다. 하지만 갱단의 폭력 사태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생각도 변했다"며 이것이 앙리 총리의 사임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카리브 공동체 긴급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아이티 상황을 안정시키고자 1억달러(약 1310억원) 지원금과 3300만달러의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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