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에 출렁이는 선거구도…국힘 '지민비조' 비상 대응

한상희 기자 2024. 3. 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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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민주당 교차투표 전략으로 시너지효과" 분석
국힘, 도태우 공천 논란에 이종섭 출국 겹치며 지지율 '비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뉴스1 DB) 2024.3.5/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9일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 판세에서 조국혁신당 변수가 등장해 거대 양당의 선거 분위기가 급변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모습에 '조국 착시'가 숨어 있다는 분석이 격전지 선거 판세 조사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합칠 경우 야권 지지율이 더 높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어서 국민의힘 우위로 볼 수 없다는 결과다. 지역구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출마하지 않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들은 당 지지율보다 많은 표를 얻게 된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는 조국혁신당에 표를 몰아주는 현상) 효과다.

12일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 민주당은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에선 공천을 둘러싼 친명(이재명)-친문(문재인) 갈등에 실망한 지지층이 이탈한 반면, 국민의힘은 공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잡음이 적었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국을 도는 광폭 행보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여당이 한동훈 체제를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면서 총선 구도가 집권 3년차를 맞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공과를 따져 투표하는 '회고형'에서 차기 지도자를 뽑는 '미래형'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의 예상 밖 돌풍에 정치권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KBS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9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8%, 민주당은 34%였다. 조국혁신당은 5%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4%포인트(p) 앞섰지만,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을 합치면 오차 범위 안에서 민주당이 앞선다.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도 매섭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10일 발표한 '비례대표 지지정당 조사' 결과 조국신당의 지지율은 전국 주요 선거구 5곳에서 모두 두 자릿 수를 기록했다. 서울 마포을(22%) 광진을(16%) 인천 계양을(14%) 경기 수원병(13%) 부산 북갑(10%) 등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실망한 친문·호남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 민주당, 비례대표 조국혁신당) 총선 표어가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범야권의 지지율이 여권을 압도하면서 선거판도 요동치는 형국이다. 민주당에 등 돌린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올 경우, 지역구 후보는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투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진보 성향의 유권자라면 국민의힘 후보보다는 야권 후보에게 투표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조국혁신당을 '피고인 집합체' '이재명 대표와 방탄 연대'라고 평가 절하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야권의 강성 지지층이 결합해 정권심판론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조국 대표는 이날 22대 국회 첫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히며 대여 전선을 명확히 긋고 나섰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변호를 맡았던 도태우·유영하 변호사 대구 공천 논란, 성일종 의원의 이토 히로부미 발언 논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얽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출국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여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 공략이 관건인데, 이런 논란들은 판단을 보류했던 중도층의 등을 돌릴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5·18 민주화 운동 북한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변호사,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난교 발언 등은 끝까지 관망세를 지키고 있던 중도층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막판 여론이 확 돌아설 수 있다. 한 위원장이 더 엄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자 상당 부분이 중도로 가거나 다 흩어지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집결했다"며 "이제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가 나올텐데 중진이나 친윤 의원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은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금을 정점으로 다시 내려가고, 중진이 대거 탈락한 민주당 지지율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거부감과 피로감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작년 전망처럼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급부상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교차 투표가 가능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이 기사에서 지역구 지지율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조사로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가중값 산출 및 적용은 2024년 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다.

또 KBS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전화 면접 조사로 전국 유권자 3000명의 응답을 얻었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8%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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