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철 서울의대 교수 "1000명씩 10년간 늘려야…국회가 합의하게 해야"
"지금처럼 의료제도를 가져가면 2035년 1만명 부족하다는 건 팩트다. 저 같으면 1000명씩 10년 동안 늘리겠다. 그것이 안정적으로 늘리고 돌아올 수 있는 길도 생각하는 방법이다."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 방침의 근거로 사용한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1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국회에서 개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관련 쟁점과 해결과제'에서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2025년부터 5년간 2000명을 늘려서 1만명을 채우겠다는 게 정부 전략"이라며 "그러나 2000명 늘렸을 때 5년 뒤 회복할 수 있나, 교수진 늘고 강의실도 다 갖춰서 정원을 늘렸는데 정원 회수는 굉장히 어려운 길이다. 돌아오는 길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0명을 10년 늘리고 5년 뒤 반드시 재조정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도 진작 있었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35년엔 의사 인력이 부족하지만 2050년 이후에는 부족이 완화되거나 과잉 공급으로 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계 가정을 바꿀 경우 의사 부족 인력이 줄어드는 것도 의대 증원 규모를 조정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65세 이상 의사가 65세 미만 의사에 비해 생산성이 50%이고 의사가 75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할 경우 의대 증원이 없을 때 2035년 부족한 의사 수는 1만816명이지만, 65세 이상 의사의 생산성이 65세 미만 의사의 75%이고 의사 은퇴 연령이 80세라 가정하면 2035년 부족한 의사 수는 7264명이라는 게 홍 교수 추계다. 또 의료개혁으로 주치의 제도가 도입됐을 때를 가정하면 각각 2035년 부족 의사 수가 3337명, 2637명으로 감소한다고 했다.
홍 교수는 또 의대정원 확대는 비수도권에 국한해야 한다고 봤다. 서울은 이미 의사 공급 과잉 지역이고 2045년이 되면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의사 공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2047년 의사 인력이 가장 부족해지는 지역은 경기 지역을 제외하고 경상북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제주도"라며 "해당 지역에 고르게 총 정원 500명을 증원시키는 경우 충청북도, 전라남도, 제주도의 의사 부족은 해결될 수 있으나 경상북도, 충청남도는 더 많이 증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500명 증원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교수는 "의료제도의 변화가 선행되면 의사 공급 부족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며 "의료서비스 제공체계와 지불보상제도의 변화가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행위별로 진료수가를 주는 행위별 수가제 대신 노력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해주는 가치 기반 수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필수의료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의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가 나서서 정부와 의사들이 합의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홍 교수는 "국회가 나서주셔서 합의의 장으로 정부와 의료계를 앉게 해주시고 합의하면 어떨까"라며 "합의하는 답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경상남도 의사인력 수요 추계와 확보방안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김영수 경상국립대병원 공공보건사업실장은 △공공병원 의료진 확보를 위한 운영지원 보조금 지원 △의과대학 지역정원제 도입 △경남 의대(창원 공공의대) 설립 △경남 수련의 정원 확대와 공공병원 수련병원 지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실장은 "전 세계적 연구결과를 보면 지역인재전형이 효과가 있다"며 "지역인재를 뽑아서 지역인재에 장학금 줘서 강제성을 부여하는 게 훨씬 효과가 있어서 지역의사제로 가야 하는 이유"라고 발언했다. 또 지역에서 전문의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오키나와는 의대 목표에 지역을 지키는 의사 양성이 들어있다. 한국 의대에서도 주요한 교육 목표가 됐으면 좋겠고 앞으로 양성될 의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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