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앞두고 "회계공시 거부하자" 요구 확산

정지용 2024. 3.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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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내부에서 노동조합 회계공시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조합원의 경제적 피해와 노조 이탈 우려에 지난해 노조 회계공시를 결정했지만, 부당한 정책이라 호응해선 안 된다는 내부 반발이 조금씩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지도부가 회계공시 결정을 수용했을 때도 전국민주일반노조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굴욕적 회계공시 수용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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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회계공시 거부…정권의 노조 통제 의도"
전국민주일반노조도 "공시 거부에 다 함께 동참해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가진 회계공시 전면 거부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속노조는 윤석열 정권이 강요하는 회계공시가 노동조합의 회계에 문제가 있는 듯이 선전해 부정적 인상을 심기 위해 만든 탄압의 수단이라며 회계공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내부에서 노동조합 회계공시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조합원의 경제적 피해와 노조 이탈 우려에 지난해 노조 회계공시를 결정했지만, 부당한 정책이라 호응해선 안 된다는 내부 반발이 조금씩 확산하는 분위기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관계의 자율성을 부정하고 협상 대신 행정력으로 노사관계를 규정하려는 윤석열 정권의 노조 통제 의도를 거부한다”며 회계공시 거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28일 대의원대회에서 노조 회계공시 거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유정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미국과 호주, 프랑스 등을 포함해 노조의 회계자료 공시 의무와 연계해 세액공제 혜택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는 국제적으로 단 한 건도 없다”며 공시 거부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해 도입한 노조 회계공시 제도는 노조의 수입과 지출, 자산과 부채 등을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회계공시를 거부할 경우 노조에 주어지는 ‘조합비 15% 세액공제 혜택’에서 배제되도록 정부가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하자 대다수 노조가 지난해 말 참여를 결정했다.

김형수 전국민주일반노조 상임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민주노총이 회계공시 거부에 함께 동참하자”고 주장했다. 전국민주일반노조는 시설관리공단 소속 환경미화원, 체육시설 노동자, 소규모 사업장 종사자 등이 모인 민주노총 산하 노조다.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지도부가 회계공시 결정을 수용했을 때도 전국민주일반노조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의 굴욕적 회계공시 수용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은 오는 18일 열리는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회계공시 안건을 논의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는 회계공시 참여 여부를 급박하게 결정해야 해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올해는 조합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설득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대의원대회에서 회계공시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의원대회 논의 결과를 따르겠다는 게 민주노총 지도부 입장”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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