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 미발표 시 166편 공개…장남 “‘뭐하러 했노’ 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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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 서정시인 박목월(1915∼1978년)의 미발표 시 166편이 한꺼번에 공개됐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생전에 쓴 미공개 시가 고인이 남긴 80권의 육필 노트에서 발견된 것이다.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위원장 우정권)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인 타계 이후 45년 동안 묻혀있던 육필 노트와 미공개 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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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타계 후 45년만에 첫선 "솔직히 겁도 나"
육필 노트 80권에 미발표 290편 가운데 추려
“기존과 다른 작품 다수, 한국시문학사 다시 쓸수도”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위원장 우정권)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시인 타계 이후 45년 동안 묻혀있던 육필 노트와 미공개 시를 공개했다.
박목월 시인의 장남 박동규(84) 서울대 명예교수(국문학)는 이날 “어머니가 6.25전쟁 당시 천장에 숨겨두면서까지 보관했는데 작고 뒤 오랫동안 보자기에 싸인 채 보관돼왔던 것들“이라며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후배와 제자들의 도움으로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뒤늦게 아버지의 시를 공개한 이유에서는 “미공개 시들은 발표하기 싫어서, 발표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또는 시집에 어울리지 않아서 뺏을 수도 있다. 그런 아버지 마음을 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뭐하러 했노’ 그러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히 겁도 난다”고 했다.
노트는 박 교수 자택에서 보관해온 62권에 경주 소재 동리목월문학관에 기증된 18권을 합해 총 80권이다. 박목월이 공식 등단하던 1939년 전후부터 1970년대 작고 직전까지 작성된 것으로, 제주 소재, 일상을 노래한 작품, 해방과 한국전쟁 등을 다룬 시편들이 포함됐다.
위원회는 “시의 산문적 형식, 역사적 격변기인 해방과 전쟁, 종군문인단 활동, 조국과 미래를 위한 희망 등이 이번 발굴된 작품에 나타난 박목월 문학의 새로움”이라고 설명했다.
우정권 교수는 “목월의 시풍을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측면으로 많이 알고 계시는데, 이번에 발굴된 것들에는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작품이 상당히 많았다”며 “한국 시문학사를 다시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이번에 발견된 시들을 추가로 연구해 육필 노트를 널리 공개하고, 박목월 전집과 평전 간행, 시 낭송 페스티벌 등 박목월의 문학세계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다각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유고 시집 출간도 준비 중이다. 우 교수는 “올해 상반기 내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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