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못해 전이" 암 환자 절규하는데…'빅5' 교수도 사직? 후폭풍은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소속 교수들의 '이탈 행렬'이 예고되면서 '의사 없는 병원'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빅5에서 시작한 의료 셧다운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항암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암이 전이된 사례도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상황은 더 악화할 가능성도 높다.
12일 기준, 빅5 병원 가운데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공식 선언한 곳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이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7일 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 3개 수련병원 교수 254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격 긴급총회를 통해 "울산의대 전 교원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지난 9일 비상총회에서 진행한 투표 결과를 놓고, 수일 내 향후 대응방식 등 입장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어 11일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소속 교수 430명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총회를 열고 "오는 18일까지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않으면 19일부터는 교수 전원이 자발적 사직하자"고 결의했다.
또 서울성모병원이 속한 가톨릭대 의대 교수 협의회는 12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하는 한편 상황이 계속될 경우 외래 진료 축소, 신규환자 예약 중단, 수술 축소·중단, 신규환자 외래 연기·입원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도 이날 오후 회의를 통해 열고 집단행동 여부를 논의한다.
이로써 빅5 병원 교수들이 사실상 '셧다운'에 돌입하기로 한 가운데, 교수 이탈 조짐은 전국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40개 의대 중 교수협의회가 있는 33개 의대가 참여 중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2일 성명에서 "2000명 증원을 반대하며 의대생 유급, 전공의 사법조치 시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 행동의 방식으로는 사직, 겸직 해제가 거론된다.
전국 18개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12일 저녁 온라인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중앙대의료원 교수협의회와 단국대 의대·단국대병원 교수협의회도 같은 날 "전공의·의대생 단 한 명이라도 피해 보면 주저하지 않고 행동에 돌입해 제자들을 지킬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아주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의대 증원 방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병원 방문객에게 나눠줬다.
이들 상급종합병원은 12일 기준, 22일째 이어진 '전공의 공백'을 교수(전문의)와 PA 간호사 인력으로 근근이 메워왔다. 수술실에서 전공의의 역할은 PA 간호사가 대체하고, 당직과 외래 진료는 교수들이 도맡아와서다. 하지만 교수들마저 대거 이탈하면 이마저도 무너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진료의 출발점인 '의사의 처방' 단계부터 완전히 멈추기 때문이다. 교수 이탈 시 암 환자 같은 중증질환자의 피해가 잇따를 전망이다.
항암치료 중 항암화학요법은 약물로 암 크기를 줄이고,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환자마다 항암제 투여 시기를 잘 지켜야 환자의 회복을 좌우할 수 있다. 보통 항암제 투여 후 2~3주가 지나면 항암화학요법의 합병증으로부터 회복하는데, 그즈음에 외래진료를 통해 혈액 검사와 신체검진을 통해 다음번 항암치료 시기를 정한다. 하지만 교수 이탈로 외래진료마저 멈추면 암환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뻔하다.
이미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중증 환자들의 피해 호소가 잇따른다. 입원 거부로 항암 치료가 열흘 뒤로 미뤄진 71세 암 환자 A씨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암이 췌장 내부로 퍼진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10월 담도암 진단을 받고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70대 환자 B씨는 지난달 20일 전공의 사직 사태로 퇴원과 전원을 강요받아 요양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새벽 사망했다. 60세 암 환자 C씨는 "9차에서 10차로 넘어가는 항암치료 과정에서 입원이 중지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외래로 돌렸으나, 이 역시도 1주일이 밀려 총 4주간 치료 연기가 발생했다"며 "그 사이 등 통증과 간 수치가 올라갔다"고 증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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