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싸움에 대박났다…반도체 기업들 몰려가는 이 나라

송지유 기자 2024. 3. 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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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가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를 찾아 나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수조원을 들여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가 미·중 반도체 전쟁의 수혜지로 부상한 것은 전 세계 기업들이 중국 외에 생산기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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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가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를 찾아 나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수조원을 들여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가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전쟁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반도체 공장 이미지/사진=블룸버그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28억4000만달러(약 17조원)로 전년(20억9000만달러)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3~2020년 8년 누적 외국인 직접 투자 총액 111억6000만달러(약 14조600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페낭은 관광뿐 아니라 세계 유수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밀집한 산업 클러스터로 최근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이 대표적이다. 인텔은 올 연말 완공 예정인 고급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페낭 일대에 70억달러(약 9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도 지난해 페낭에 두 번째 조립·테스트 공장을 건설했다. 독일 기업인 인피니언은 앞으로 5년간 54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실리콘카바이드(탄화규소) 전력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페낭 외국인직접투자 규모 추이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중국 기업들조차 말레이시아로 생산지를 옮기고 있다. 컨설팅업체 인베스트페낭에 따르면 현재 페낭에는 55개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관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미·중 갈등 이전 16개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직접 공장을 짓지 않더라도 말레이시아 기업에 패키징 단계 업무를 맡기는 중국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기업이 손잡고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키운 사례도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중국 패키징 업체 통푸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공동으로 페낭 생산시설을 확장했다.

말레이시아가 미·중 반도체 전쟁의 수혜지로 부상한 것은 전 세계 기업들이 중국 외에 생산기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중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로 몰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현재는 첨단반도체 등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향후 제재 범위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미리 손을 쓰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반도체산업협회 세리 윙 시우 하이 회장은 "페낭에서 반도체 최종 조립을 진행하면 원산지가 중국이 아닌 말레이시아로 바뀌어 미국의 대중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미국이 가장 많은 반도체를 수입하는 국가는 말레이시아다. /출처=파이낸셜타임즈

또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6위 반도체 수출국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생산시설 건립이나 운영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특히 포장·테스트 등 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의 경우 말레이시아가 13%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가장 많은 반도체를 수입한 국가도 말레이시아(20%)다. 이어 대만(15.1%), 베트남(11.6%), 한국(7.5%), 태국(8.7%) 등 국가가 미국에 반도체 수출을 많이 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 근간이 되는 자국 엔지니어링 인력이 부족한 것은 한계로 꼽힌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만 5만명의 엔지니어가 필요하지만 매년 졸업하는 현지 공대생은 5000명에 불과하다. 이 중 상당수는 임금이 높은 싱가포르로 빠져나가고 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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