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땐 '단단' 걸을 땐 '편안'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3. 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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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째 클럽' 골프화 열전
세계 판매 1위 'FJ PRO/SLX'
3D 엑스윙이 비거리 늘려줘
데상트 신제품 '프로클래식'
끈 묶는 전통적 형태로 눈길
에코골프는 'LT1' 선보여

골프화는 그저 예쁘거나 멋진 신발이라고 하면 안 된다. 많은 프로골퍼가 골프화를 '15번째 클럽'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골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연습 스윙을 포함해 300차례 이상 스윙을 한다. 특히 프로골퍼의 골프화는 300m 이상 날아가는 강력한 스윙을 할 때 회전을 잘 잡아줘야 하고, 다양한 지형에서도 미끄러짐 없이 발을 잘 지지해줘야 한다.

그런데 너무 단단하면 안 된다. 4~5시간 동안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1만~1만5000보에 달한다. 발이 편안하고 습기에 강하면서 통기성도 좋아야 한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골프화에 각종 첨단 과학기술을 담아 신제품을 만드는 이유다.

올 시즌 신제품 골프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임성재 골프화'로 불리는 풋조이(FJ)의 PRO/SLX다. 풋조이는 '160년의 역사와 1945년부터 지난해까지 79년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용률 1위'라는 수식어만으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골프화 전문 브랜드다. PRO/SLX 골프화는 2016년 출시된 후부터 지금까지 투어 선수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PRO/SL 골프화의 후속 모델이다. 전 세계에서 250만켤레 이상 팔려나가며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다.

PRO/SLX 골프화 성능은 톱골퍼 반응으로 쉽게 알 수 있다. 용품 선택에 신중한 것으로 유명한 임성재는 지난 수년간 이전 모델인 PRO/SL만 고집했지만 신제품을 신어본 뒤 바로 교체했다. 임성재는 "골프화에서 중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안정감'과 '편안함'"이라며 "한 번 경기를 하면 5시간 가까이 걸어야 하므로 편한 게 가장 중요하다. 정말 좋은 골프화는 경기 마지막까지 '이게 골프화'라는 생각이 안 드데, 나에게는 PRO/SLX가 딱 그런 골프화"라고 말했다.

PRO/SLX 골프화는 먼저 지면에 닿는 '아웃솔'이 혁신적으로 변했다. '파워 트랙스 시스템(PWR TRAX SYSTEM)' 기술을 적용해 접지력과 반발력을 끌어올렸다. 밑창 주변을 둘러싸 접지력을 높인 레이스 트랙 아웃(Race Trak Outsole), 무게 증가로 발생하는 에너지를 신발 주변으로 분산해 최상의 반발력을 제공하는 3D 엑스윙(3D X-Wing), 스윙 중 미끄러지지 않고 발을 고정해주는 래디얼 디스크 트랙션(Radial Disc Traction) 기술을 결합한 시스템이다. 특히 신제품 이름에 추가된 'X'에서도 알 수 있듯 3D 엑스윙은 비거리까지 늘려주는 기술이다. 밑창에 X자 모양으로 펼쳐진 4개의 날개 구조가 압축된 스프링 효과를 낸다. 다운스윙 과정에서 체중이 이동할 때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골프화 주변으로 전달해 튕겨 올라가는 반발력을 제공하는 원리다.

기능뿐만이 아니라 PRO/SLX 골프화의 재료도 최상이다. 새롭게 개발된 스트라토폼 미드솔과 힐 부분에 보충된 쿠션은 걸을 때 편안한 착화감을 선사하고, 3D 몰딩 서포트 PU 인솔은 발바닥의 충격을 완화해준다.

'메이드 인 덴마크'로 유명한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에코골프(ECCO GOLF)도 혁신적인 'LYTR' 기술을 도입해 편안함과 안정감을 높인 'LT1 골프화'를 선보였다. LT1 골프화의 가장 큰 특징은 에코에서 최근 개발한 LYTR 폼이다. 기존에 사용한 플루이드폼(FLUIDFORM)과 결합해 걸을 때 더욱 향상된 바운스와 안정감 있는 반동으로 장시간 라운드에서 발 상태를 편안하게 유지해주는 게 장점이다. 플루이드폼은 어퍼와 미드솔을 일체형으로 접합하며, 인체공학적 아웃솔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기술이다. LT1 미드솔에는 울트라 소프트 포렌(PHORENE) 소재를 결합해 편안함을 극대화했고, 외피에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가죽을 사용했다.

데상트코리아는 2025년까지 '데상트골프' 매출에서 골프화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한다. 2020년 'R90'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해 '콘도르', 올해는 '프로클래식' 등 데상트골프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골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R90은 2020년 하반기 출시된 이후 올해 2월 말까지 약 3년 동안 누적 판매량 5만1700켤레를 기록했다. 올해 출시된 프로클래식은 그야말로 '클래식'한 스타일로 데상트골프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끈 묶는 형태의 전통적 골프화다.

후루야 다이스케 데상트신발연구소(DISC) 센터장은 "오래 걷고 라운드 지형이 다른 골프의 특성을 고려하고 한국인 족형에 관한 연구도 강화해왔다"며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데상트골프만 제공할 수 있는 골프화를 계속 내놓겠다"고 밝혔다. 2018년 부산에 설립한 신발 R&D센터 DISC는 한국인 220여 명의 족형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다양한 원천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접목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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