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업체 완커, 신용등급 강등…또 번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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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기업 완커(萬果·Vanke)의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내려갔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완커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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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에 매출 감소, 내년 6조원대 채권 만기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기업 완커(萬果·Vanke)의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으로 내려갔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완커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존 Baa3 등급은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른 국제 신평가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피치의 신용등급과 비교하면 ‘BBB-’와 같은 등급이다. 이번에 등급 하향으로 투기 등급이 됐다.
무디스 수석 부사장 카벤 창은 이번 등급 강등에 대해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계약 매출이 감소하고 자금 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12~18개월 동안 신용 지표, 재무 유연성, 유동성 완충력이 약화될 것이란 예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완커의 계약 매출은 지난해 3760억위안(약 68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 하락했는데 무디스는 올해 1~2월 완커 매출이 345억위안(약 6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40%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이자 대비 순영업이익(EBIT) 비율은 작년 6월말 6.3배에서 향후 12~18개월 동안 3.5~4배로 떨어지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대비 조정 부채는 같은 기간 3.5배에서 5.0~5.5배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완커는 내년 6월까지 총 140억위안(약 2조6000억원)의 역외 채권과 약 200억위안(약 3조7000억원)의 역내 채권의 만기가 도래하거나 상환이 예정됐다.
이번 등급 하향 검토를 감안할 때 앞으로 완커의 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무디스는 지적했다. 향후 계약 매출, 신용 지표 등이 더 악화하거나 회사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재무 유연성과 유동성이 압박을 받을 경우 등급을 추가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1984년 설립한 완커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다. 현재 선전증권거래소, 홍콩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와 맞물리면서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다른 대형 개발업체와 마찬가지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대형 은행들에게 완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금융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완커는 중국 국유자산 감독기관이 운영하는 선전 메트로가 지분 약 2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완커가 유동성 위기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맞게 되면 정부 차원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금융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완커는 여전히 S&P와 피치에서 투기 등급이 아닌 등급을 받고 있는데 둘 중 하나라도 완커를 투자 등급 아래로 떨어트리면 투자자들이 완커가 자산을 매각토록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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