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빈자리 채우러온 공보의…"4인1실 병실 숙소 배정, 업무 과중 우려"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을 파견했는데 숙소가 열악하고 업무시간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견이 갑작스레 결정되면서 이들에 대한 처우를 미처 신경쓰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공보의 138명, 군의관 20명 등 158명이 20개 수련병원에 파견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이 이틀간 교육을 받은 후 4주간 진료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견 첫날부터 현장에선 잡음이 나오고 있다. 경북대학교병원에 파견나간 공보의들은 숙소 대신 4인1실 병실을 배정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제보도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파견된 인력의 숙소는 병원마다 재량껏 운영한다"며 "어떤 숙소를 배정받았는지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다른 병원도 파견 인력의 숙소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빅5 병원 관계자는 "복지부가 파견 인력을 보내놓곤 지침 하나 주지 않았다"며 "인력을 어떻게 쓸지도 혼란스러운데 숙소 등 그 어떤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도 "복지부가 따로 지침을 주지 않아서 내부에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숙소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반적으로 지원돼야 하는 것은 병원은 '복지부에 물어봐라', 복지부는 '병원에 물어봐라'고 한다"며 "당사자들은 여러 애로사항이 있는데 근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나 수당 등이 정해진 부분은 없다고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숙소 뿐만 아니라 파견 인력에 대한 과한 업무 배정도 문제가 됐다. 이 회장은 "공보의의 근무시간은 40시간인데 주 80시간을 근무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병원도 있다고 들었다"며 "주 40시간 근무로 맞춰도 그마저도 응급실 업무를 혼자 보게 하는 등 파견 인력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튿날인 오늘도 업무에 대해 확정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들었다"며 "심지어 오늘까지 교육인데 출근을 해서 근무하는 사례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한 "현장에서 진료를 보면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해 면책 또는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불분명해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보호받을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근무 전까지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서 우려가 크다"고 했다. 파견 과정에서의 불공정성도 제기됐다. 이 회장은 "파견을 자원한 경우도 있지만 매우 극소수"라며 "제비 뽑기를 하거나 전공의인 경우는 이미 'A 병원으로 가라'고 명단이 나왔기 때문에 의사를 묻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은 강제로 나온 느낌"이라고 전했다.
현장의 다른 의료진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공보의과 군의관을 지원받은 경기도 소재 종합병원 교수도 "일반의랑 전공의랑 섞여서 왔는데 '어디서 어떻게 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다"며 "근무를 시작하더라도 응급실에서 '어디가 아파서 왔냐'는 초진 정도를 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다른 교수는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닐텐데 안쓰러우면서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공보의과 군의관이 근무를 시작할 이날 오후까지 지침을 배포하겠다고 했지만 근무 형태 등이 아닌 일반적인 지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본부 브리핑에서 "당직 근무가 필요한지, 수술에 참여할 것인지 등 근무 형태도 병원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지침은 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여러 가지 (내용과) 이분들(군의관, 공보의)이 나중에 법적인 책임이 있을 때 보호하는 장치랄지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은 추가로 오늘 오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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