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홍콩 ELS' 판매 결정에 은행 이사회는 "특이사항 없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막대한 손실을 내는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판매 등을 결정한 비예금상품위원회(이하 비예금상품위)의 보고에 주요 은행 사외이사들이 '특이사항 없음'으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승인'을 비예금상품위에 위임하고, 결정사항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형태로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비예금상품위는 홍콩 ELS 판매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비예금상품위는 상품구조·상품손실위험성 등을 고려해 판매여부·판매고객·판매한도 등을 심의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손실을 내는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판매 등을 결정한 비예금상품위원회(이하 비예금상품위)의 보고에 주요 은행 사외이사들이 '특이사항 없음'으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 견제와 감시라는 사외이사의 역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비예금상품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면서 불완전판매 환경이 조성됐다고 봤다.
12일 은행권이 공시한 연도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이사회에서 '비예금상품위 운영결과 보고'에 특별한 의견을 제시한 사례는 1건도 없다. 손실률이 50%가 넘는 홍콩 ELS를 판매한 2021년도 마찬가지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대 은행의 이사회에서 비예금상품위 운영이 보고된 횟수는 △신한은행 11회 △KB국민은행 10회 △하나은행 5회 △NH농협은행 5회 △우리은행 3회다. 총 34번의 운영 보고에 사외이사는 '특이사항 없음' 또는 '특이의견 없음', '의견없음' 등으로 일관했다.
은행권은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승인'을 비예금상품위에 위임하고, 결정사항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형태로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사실상 내부 견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2021년 판매한 홍콩 ELS는 올해 추정 손실금액이 5조8000억원에 이른다. 불완전판매가 확인되면서 은행권은 투자자에게 손실액 일부를 배상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비예금상품위는 홍콩 ELS 판매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비예금상품위는 상품구조·상품손실위험성 등을 고려해 판매여부·판매고객·판매한도 등을 심의한다.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 이후 은행권이 금융감독원과 후속조치로 '은행 비예금상품 내부통제 모범규준(이하 모범규준)'을 제정하면서 은행권에 도입됐다.
금감원은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은행권이 비예금상품위를 형식적으로 운영해왔다고 지적했다. 위원회가 상품심의를 포괄적으로 승인하고 실제 개별 상품선정은 권한이 없는 실무 담당자가 결정했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위험도 중간등급 이상(1~3등급) 고난도 상품은 위원회가 직접 심의해야 한다. 원금비보장형 ELS는 위험도 최고 1등급에 해당한다.
또 비예금상품위가 기초자산 안정성 점검과 모니터링 등 사후조치도 실시하지 않았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비예금상품위는 상품별 판매현황 및 손익·민원발생·시장 상황 변동 등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판매중단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사후조치를 미실시한 판매사들이 금융소비자 보호 의무에 소홀했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비예금상품위원회의 형식적 운영은 은행의 배상 비율 중 공통 가중사항인 내부통제부실(10% 가중)과 연결된다"며 "비예금상품위가 포괄적 승인을 해놓고 관리하지 않는 등 적절한 통제와 감독을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부부싸움 후 시어머니방에 간 남편, 알고보니…"엄마 가슴 만지며 자" - 머니투데이
- "내 인생 살래" 집 나간 엄마…이제 와 아프다는 연락, 어떡하나요? - 머니투데이
- '월매출 5억 CEO'와 공개 열애한 김흥수, 이미 결별 "친구 사이" - 머니투데이
- "옷 다 벗었다" 강부자, '목욕탕집 남자들' 여탕 노출신 비밀은… - 머니투데이
- 스카이 입시 중 임신한 여고생…"야산서 출산, 땅에 묻으려했다" - 머니투데이
- "마약했다" 아나운서 출신 김나정 급히 지운 글…누리꾼이 고발 - 머니투데이
- 사강, 남편 사별 후 근황…"남편 일하던 회사 근무" 유품 그대로 - 머니투데이
- "계속 카운팅해서 나와"…'200억 건물주' 유재석, 저작권 수입도 - 머니투데이
- 캐나다서 가드레일 박은 테슬라 '활활'…문 잠겨 탈출 못한 4명 사망 - 머니투데이
- "50만원 넣으면 10만원 더 준대"…이 적금 출시 23일 만에 1만명 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