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은 임신 때문에”...법정서 공개된 친모의 신생아 2명 살해 이유

2012·2015년 낳자마자 살해 혐의
친모 “원치 않은 임신으로 범행”
2012년 범행엔 치사 혐의만 인정
두번째 사망에만 “살해 의도있었다”

인천지법 전경 <지홍구기자>

3년 새 자신이 낳은 신생아 2명을 잇따라 살해한 30대 친모가 “원치 않는 임신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내용이 법원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12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7)의 공소사실을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은 유흥업소에서 접객원으로 일하면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뒤 2012년과 2015년에 피해자들을 출산해 범행했다”면서 “(첫째는) 모텔에서 울음을 그치지 않자 (피해자) 얼굴을 (피고인의) 가슴 부위에 밀착되도록 감싸 안는 행위를 지속해 질식으로 사망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둘째는) 어린이공원 공중화장실에서 오렌지주스를 (피해자) 입에 부었다”면서 “(피해자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자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코를 움켜잡고 막아 질식으로 숨지게 했다”고 했다.

이에 A씨는 2012년 범행은 살인 고의가 없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고, 2015년 살인 혐의만 인정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A씨는 “2012년에는 아이를 달래려고 했고 모텔에서 쫓겨날 거 같아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고 입을 막았다”면서 “고의로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울먹였다.

A씨 변호인은 “치사 혐의는 인정하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A씨는 2012년 9월 초 서울시 도봉구 모텔에서 갓 태어난 첫째 아들 B군을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10월 중순 인천시 연수구 공원 내 공중화장실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 C군을 살해한 뒤문학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출생 신고가 안 된 두 아들 중 B군만 임시 신생아 번호를 받았으며, C군은 아예 임시 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인천 연수구청이 2010∼2014년 출생아 중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자 압박감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했다.

A씨에게는 공소시효가 없는 살인죄만 적용됐으며 공소시효가 7년으로 이미 끝난 사체유기죄는 적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