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최악 사이클 넘겼다”... 美 기업 20%, 최근 신고가 경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들어서만 사상 최고치를 16회 경신하는 등 증시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승세를 이끈 것이 대형 기술 기업(빅테크)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강력한 성장으로 투자자들은 지수를 기록적인 높이로 끌어올린 소수의 빅테크보다 더 광범위한 주식을 사들이게 됐다”면서 비스포크 투자 그룹 조사를 인용해 “지수에 포함된 주식 가운데 거의 5분의 1이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는 202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S&P500 동일 가중치 지수는 지난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일 가중치 지수는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모든 종목을 동일한 가치로 보고 산출하는 지수다. 이는 특정 인기 종목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경제가 이 금리 인상 사이클 중 최악의 상황을 견뎌냈다는 생각을 월스트리트가 수용했다는 신호라고 WSJ은 해석했다. 또한 WSJ은 최근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때부터 지난 몇 년 동안 차입 비용 상승과 성장 둔화 전망으로 인해 기업 이익이 몰린 것이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업 이익은 강력한 생산성과 재정 지출에 힘입어 계속해서 뒷받침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소형주의 상승세가 거대 기술 기업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거시경제 자문회사인 스트레이 리플렉션의 자와드 미안 설립자는 “빅테크 주도의 랠리가 힘을 잃으면서 소형주들이 시장을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자산운용사 바론 캐피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랜디 그위츠만도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에 매료되어 소형주를 방치해뒀다”면서 “경기 회복은 특히 소형 기업에 흥미로운 시기”라고 평가했다.

러셀2000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27% 올랐다. 이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인 기업은 슈퍼마이크로컴퓨터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러셀2000지수에서 S&P500지수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300% 넘게 급등했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엔비디아를 넘어서는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2022년 3월 4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날 기준 25배 이상 폭등했다.

서버 제조업체인 이 기업은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은 칩을 장착하며, 엔비디아 기반의 서버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한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26% 올랐으며 밈 주식(meme stock·소셜미디어 등에서 입소문을 탄 유행성 주식)으로 여겨지는 온라인 중고차 판매플랫폼 카바나는 61% 상승했다.

올해 들어 S&P500지수는 16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거래일 중 1번 꼴로 이전 기록을 깬 셈이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S&P500지수는 8%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기준 S&P500지수는 5117.94로 기록됐으며 지난 8일에는 5189.26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