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 불법공유, ‘범죄’vs‘교육격차 해소’

김동영 2024. 3. 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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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재 불법 공유 텔레그램방 '유빈 아카이브'는 무려 14만5000여명이 가입해있다.

특별한 가입절차나 비용 없이 누구나 텔레그램방에 접속해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로스쿨에 입학하여 로스쿨생이 된 후에도 로스쿨 커뮤니티를 통해 법학교재 파일과 링크가 포함된 드라이브 폴더 등을 통해 불법공유가 이어진다.

한편 이와 같은 교재 파일 불법 공유는 주로 PDF 스캔파일 위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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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유빈 아카이브’방에서 로스쿨 입시 자료를 공유하는 모습. 텔레그램 캡처
 
교재 불법 공유 텔레그램방 ‘유빈 아카이브’는 무려 14만5000여명이 가입해있다. 특별한 가입절차나 비용 없이 누구나 텔레그램방에 접속해서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이 방 회원들은 자신이 가진 자료를 업로드하고 필요한 책이나 자료를 요청한다.

그동안 주로 대학가에서 이뤄지던 교재 불법 복제가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고등학생 사이에도 성행하고 있다. ‘유빈 아카이브’에는 매일 수 백 건의 수능 대비 문제집은 물론,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 대비 문제집도 업로드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로스쿨에 입학하여 로스쿨생이 된 후에도 로스쿨 커뮤니티를 통해 법학교재 파일과 링크가 포함된 드라이브 폴더 등을 통해 불법공유가 이어진다.

고교생부터 대학생, 대학원생에 이르기까지 불법공유가 성행하는 것이다. 특히 법조인이 될 로스쿨생들이 법을 불법으로 배운다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내 유일의 법학수험서 출판 업체 ‘인해’의 백현관 대표는 “전국 로스쿨생 6000명이 대부분 불법 복제 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이와 같은 불법공유 행위에 대해 고소를 하기 시작했고 전국 로스쿨에도 경고문을 보냈다. 그는 “그럼에도 올해 1~2월에 출판된 책이 파일로 불법 공유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와 같은 교재 파일 불법 공유는 주로 PDF 스캔파일 위주로 이뤄진다.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는 종이책보다 스캔파일이 더 편하기에 불법복제가 더 성행한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불법공유가 학생들에게 주는 매력은 ‘무료’라는 점이다. 금전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수능 커뮤니티 등에서는 “대치동에 있는 학원에 가야 얻을 수 있는 자료도 공유되기에 ‘교육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수험생 A씨는 “수험생활이 긴 수험생 입장에서는 강의를 듣는 것보다 학원에서 주는 자료만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를 위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강의를 결제하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면서 “만약 강의를 결제하지 않고 그런 자료만 공유 받을 수 있다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빈 아카이브’ 운영자는 ‘평등교육’을 위해 텔레그램방을 개설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서 사교육은 필수지만 비용부담 때문에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동영 온라인 뉴스 기자 kdy03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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