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연구도 AI로 혁신'···이종호 장관 "디지털바이오 대전환 주도"

류석 기자 2024. 3. 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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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R&D센터 찾아 의견 청취
바이오 연구 빅데이터·플랫폼 요구
AI·로봇 접목 합성생물학 육성 추진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왼쪽 6번째)이 디지털바이오 R&D 현장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사진 제공=과기정통부
[서울경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연구 시설을 찾아 디지털 바이오 산업 연구·개발(R&D) 강화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 지원 등 우리나라가 전 세계 바이오 산업의 대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정책들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다.

이종호 장관은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디지털바이오 R&D 현장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바이오 산업 혁신을 위한 기술 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R&D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이 관련 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라면서 "질병의 진단과 치료, 바이오 소재·제품 등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분야에서 디지털 바이오 혁신을 지원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바이오 R&D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통한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다. 이 장관은 간담회 참석에 앞서 바이오 분야에 디지털 기술 접목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LG화학(051910)의 신약 연구 시설을 돌아보고 디지털 바이오분야 산·학·연 전문가들의 발표를 들었다. 이후 토론을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도 가졌다.

산업계에서는 이종구 LG화학 부사장, 이영미 유한양행(000100) 부사장, 오경석 대웅제약(069620) 연구위원 등이 참석해 디지털 바이오 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학계를 대표해 이상엽 KAIST 부총장과 박웅양 성균관대 교수, 윤태영 서울대 교수가 디지털바이오 R&D 연구 동향을 발표했다. 연구기관에서는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박수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디지털바이오의료연구본부장이 참석했다.

박수준 본부장은 발표를 통해 AI 기술이 신약 개발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 본부장은 "AI 기술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앞으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최적 임상 모델을 생성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웅양 교수는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기반 구축 필요성을 피력했다. 박 교수는 "유전체·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등 바이오 데이터의 수집·관리·공유 기반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또 데이터를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윤태영 서울대 교수는 AI와 바이오 R&D의 융합을 강조하면서 “AI를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와 (바이오 R&D) 선진 국가들과의 간극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발표한 '디지털바이오 혁신전략'과 지난해 공개한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등을 통해 바이오 산업 혁신을 지원할 정책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융합을 통한 바이오 혁신을 중점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은 바이오 디지털 선도분야 육성과 바이오제조 혁신, 바이오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이 골자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디지털 바이오 R&D 정책을 더욱 가다듬고, 산업 지원에 더욱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 장관이 강조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과 AI 기술을 접목한 합성생물학 육성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유전체·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바이오 데이터의 수집·관리·공유 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관련 분야에 총 6066억 원을 투자해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합성생물학 육성을 위해선 핵심 기술 개발과 바이오파운드리(합성생물학 연구를 위한 핵심 시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에 공학적 개념을 도입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생물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설계·구축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향후 AI·로봇 등을 접목해 합성생물학 연구과정 표준화·고속화·자동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또 이 장관은 AI 기반 질병진단 등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디지털 기반 마음건강 서비스 활성화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진단·의료와 마음건강 예방·관리에 융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바이오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될 인력 양성도 적극 지원한다. KAIST, 서울대 등에 바이오·디지털 융합교육 관련 대학원 신설과 프로그램 개설을 지원하고, 거점 병원에 상주하는 의사과학자 양성 등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 장관은 간담회를 마치면서 "LG화학의 신약 연구 현장과 AI를 활용한 연구개발 혁신 사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면서 "유망연구 지원, 수요 친화적인 바이오데이터 플랫폼 구축, 바이오 산업계로의 디지털 융합형 인재 공급 등 우리 앞에 놓인 숙제를 함께 풀어나가자"라고 말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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