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축소판 같은 연극···"대가 작품 쉽게 전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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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좌절하고 칩거한 아버지, 집안의 기대를 오롯이 아들에게 투영해 집착하는 어머니, 자유를 찾아 떠나가고자 하는 아들까지.
고 연출은 "대가의 작품을 가볍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야기와 볼거리를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축소판 같은 연극"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고 연출은 "구태의연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연극이 그리운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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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가정 갈등 그린 이야기
인간의 고독·욕망·집착 보여줘
실패에 좌절하고 칩거한 아버지, 집안의 기대를 오롯이 아들에게 투영해 집착하는 어머니, 자유를 찾아 떠나가고자 하는 아들까지. 이런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어느 몰락한 가정의 모습은 과거에도 똑같이 존재했다. 이달 개막하는 서울시극단 연극 ‘욘’은 1800년대 노르웨이의 한 가정의 모습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에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건넨다.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열린 ‘욘’의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고선웅 연출은 “희곡 자체에 힘이 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는 작품”이라며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같은 작품”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욘’은 근대극의 선구자로 꼽히는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작품이다. 8년 간 옥살이를 하고, 8년 간 집 2층에서 은둔하고 있는 아버지 욘(이남희)과, 인생을 잃어버린 어머니 귀닐(이주영), 조카에게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는 귀닐의 언니 엘라(정아미), 가족들의 각기 다른 기대에 짓눌려 가정을 떠나려 하는 아들 엘하르트(이승우)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고 연출은 “대가의 작품을 가볍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야기와 볼거리를 나누고 고민할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축소판 같은 연극”이라고 말했다. 이남희는 “뭔가 잘못되어 있는 가족들 간의 충돌”이라며 “입센의 시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관객들 모두는 등장인물 중 하나에 쉽게 자신을 투영할 수 있다. 배우들도 “연기를 하며 자신의 인생이 떠올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승우는 “아들의 나이는 지났다 생각했는데 어릴 적 추억과 상처가 떠올랐다”며 “대본을 받을 때부터 아버지가 떠올랐고, 기억을 마주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남희도 “엘하르트와 욘의 앙숙 같은 관계를 보며 아버지와 제 모습이 떠올랐다”며 “각자의 생각에 빠져서 서로 돌보지 못한 후회가 남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 역시도 하나의 삶이고 가족이고 인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고 연출은 “구태의연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연극이 그리운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은 쉬워야한다는 생각이 있다”며 “연극이 어려우면 누군가에게는 희소가치 있는 쾌락이지만 대다수에게는 고통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제는 쉽지만, 미학적 측면에서의 표현 방식은 볼만하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공연은 29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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