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쾅!' 류현진, 3500명 탄성 자아낸 KKK 제구력…'양현종 배탈+1회만 7사사구 9실점' KIA는 대참사[대전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돌아온 한화 이글스 에이스 류현진이 드디어 관중 앞에 섰다. 한화는 강적 KIA 타이거즈에 대승을 거두며 시범경기 2승(2패)째를 챙겼다.
한화는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와 시범경기에서 8회 9-1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경기에 앞서 대전 지역에 비 예보가 있어 류현진이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우려가 컸는데, 다행히 비 예보가 경기 시간 이후로 밀리면서 오매불망 류현진 등판을 기다렸던 야구팬들의 기대를 충족했다. 타선은 영건들이 무너진 틈에 1회에만 9점을 뽑는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대승을 이끌었다. 평일 낮 1시 경기인데도 관중 3500명이 모일 정도로 류현진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엿보였다. 무료 입장이라 이날 관중석은 6000석만 개방했다.
# 선발 라인업
한화: 최인호(좌익수)-요나단 페라자(우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문현빈(2루수)-김강민(중견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 선발투수 류현진
KIA: 박찬호(유격수)-이우성(1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 선발투수 장민기
# '최고 148㎞ 쾅!' 류현진…소크라테스도 얼린 미친 제구력
류현진은 4이닝 62구 3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62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41개에 이를 정도로 빼어난 제구력을 보여줬다. KIA 영건 장민기와 김민주가 경기 초반 8사사구를 합작하며 무너진 모습과 더 대조되는 제구력이었다.
구속은 7일 청백전 때보다 더 올랐다. 직구 29개를 던졌는데, 최고 구속 148㎞, 평균 구속 144㎞를 기록했다. 7일 청백전에서는 직구 최고 구속 143㎞, 평균 구속 141㎞를 기록했는데, 평균 구속을 3㎞ 정도 더 끌어올리면서 오는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몸 상태를 잘 만들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주무기 체인지업(12개)에 커터(10개), 커브(11개)까지 골고루 섞어 던지면서 KIA 타선을 잘 요리했다.
시작은 흔들렸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잘 돌려세웠지만, 다음 타자 이우성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우성이 계속 류현진의 공을 커트하면서 버텼고, 볼카운트 2-2에서 8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장타로 연결했다. 이어 김도영이 류현진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로 연결하면서 0-1이 됐다.
류현진은 실점한 뒤로 더 강해졌다. 1사 1루에서 나성범을 2루 뜬공, 다음 타자 소크라테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공 3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김도영을 1루에 꽁꽁 묶어두고, KIA 강타선을 손쉽게 처리하면서 첫 이닝을 매듭지었다.
한화 타선이 1회말 무려 9점을 지원하면서 류현진은 넉넉한 리드를 안고 2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1회말 2사 후에 더그아웃 앞에 나와 몸을 풀었는데, 2사 후에 한화 타선이 5점을 더 올리는 바람에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류현진은 베테랑답게 노련하게 자기 리듬으로 공을 던졌다.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공격적으로 계속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김선빈을 3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2아웃이 됐다. 한준수의 타구가 류현진의 왼발에 맞고 내야안타가 되면서 잠시 부상 우려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고 투구를 이어 갔다. 2사 1루에서 최원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이닝을 끝냈다.
KIA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맞이한 3회초. 류현진은 처음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선두타자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가운데 앞서 장타를 허용했던 이우성과 마주했다. 류현진은 커터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선택해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어 김도영까지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깔끔하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4회초는 실책으로 위기에 놓였으나 무실점으로 버텼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1루수 채은성이 포구하지 못하고 뒤로 빠뜨리면서 타자주자 나성범을 2루까지 보냈다. 나성범은 대주자 박정우와 교체됐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소크라테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타선을 자아냈다. 볼카운트 0-2에서 3구 바깥쪽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안에 정확히 꽂았고, 소크라테스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이어 최형우를 1루수 땅볼, 김선빈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투구를 마쳤다. 마지막 타자 김선빈의 타구가 류현진의 왼쪽 허벅지를 강타했으나 류현진은 끝까지 공을 쫓아가 1루수에게 토스해 아웃을 잡고, 그대로 더그아웃까지 뛰어 들어가 곧장 벤치에 앉았다. 류현진은 왼쪽 허벅지에 통증이 있다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류현진은 투구를 마친 뒤 불펜으로 곧장 이동했다. 부족한 투구수를 채우기 위한 루틴이다. 7일 청백전도 등판을 마친 직후 불펜으로 이동해 20구 정도를 더 던지며 투구 수를 채웠다. 5회초부터는 한승주가 공을 이어 받아 던졌다.
# '양현종 배탈 변수' KIA 1회에만 7사사구 9실점 대참사
KIA는 예정대로면 12일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등판해야 했다. 그러나 양현종이 급작스럽게 배탈이 나는 바람에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에 앞서 "원래 오늘(12일) 던지는 타이밍인데, 배탈이 나서 속이 조금 안 좋다고 하더라. 어제 간단히 불펜 피칭을 시켰고, 한 턴을 건너뛰고 다음에 던지게 하려 한다. 그래서 아마 불펜 피칭을 한 20개 정도 한 것 같다. 원래 불펜 피칭은 창원에서 해야 했는데, 배탈이 나서 대전 와서 어제 한 것이다. 시범경기니까 굳이 무리하게 던지게 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현종은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판한다. 이 감독은 "18일에 등판할 예정이고, 그 전에 아마 피칭을 조금 더 할 것이다. 본인이 워낙 잘 맞춰 준비하는 선수다. (양)현종이는 개막에 딱 맞춰서 준비 안 해도 되니까 본인이 알아서 충분히 할 선수다. 본인한테 맡기겠다"고 했다.
양현종의 배탈 변수로 KIA는 이날 좌완 장민기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2021년 2차 2라운드 14순위에 KIA에 지명받은 유망주로 프로 첫해 1군 21경기, 2승1패, 2홀드, 23⅓이닝,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한 뒤 상무에서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전역하고 올 시즌을 복귀 시즌으로 준비하면서 황동하와 6선발 경쟁을 펼쳤다.
이 감독은 "(황)동하랑 둘이 만약 선발투수들이 안 좋거나 부상일 때 6, 7번으로 생각하고 있는 투수다. 그래서 오늘(12일) 시범적으로 한번 던져보기로 했다. 동하는 그동안 캠프에서 많이 체크를 했고, (장)민기는 이제 제대하고 와서 이번에 등판했을 때 시즌에 6번이나 7번 선발로 쓸 수 있을지 평가하는 자리"라고 했다.
그러나 장민기는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⅔이닝 42구 2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7실점에 그쳤다. 4사구 수가 말해주듯 제구가 너무도 흔들렸다. 42구 가운데 볼에 23개로 스트라이크(19개)보다 더 많았다.
한화는 흔들리는 장민기를 몰아붙였다. 0-1로 뒤진 1회말 최인호와 페라자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고, 노시환이 우월 3점포를 터트려 3-1로 뒤집었다. 2사 후에는 문현빈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쳤고, 깅강민의 볼넷과 이도윤의 사구로 만루가 됐다. 이어 최재훈이 밀어내기 사구로 출루하면서 4-1로 벌어지자 KIA는 마운드를 올해 신인 김민주로 교체했다.
김민주는 만루 위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위기를 빨리 끊지 못했다. 2사 만루에서 첫 타자 최인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페라자에게 중전 적시타, 안치홍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또 내줘 한화는 7-1까지 달아났다. 계속된 2사 만루 기회에서 노시환이 우중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9-1이 됐다. 지난해 홈런왕이자 타점왕인 노시환은 1회에만 5타점을 쓸어 담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민주는 2사 1, 2루에서 채은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겨우 1회말을 매듭 지었다.
# 한화 에이스 내려간 뒤, 에이스 또 올라왔다…문동주 154㎞ 쾅!
한화는 6회부터 계획대로 문동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화 팬들은 한화의 현재 에이스인 류현진과 차기 에이스인 문동주가 등판하는 장면을 모두 지켜볼 수 있었다. 문동주는 직구 최고 구속 154㎞, 평균 구속 150㎞를 기록하면서 구속 우려를 모두 지웠다. 직구(19개) 위주로 던지면서 커브(6개)와 슬라이더(3개)를 조금씩 섞어 던졌다.
최원호 감독은 경기에 앞서 "문동주는 6회부터 2이닝 정도 던진다. 선발투수라 (류현진 뒤에) 이닝 중간에 몸을 풀기는 그렇다. 문동주는 15일에 팀 코리아에 합류해서 17일이나 18일 중에 경기에 나가서 던져야 한다. 가면 60구 정도 던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발투수는 그렇게 (대표팀에서) 투구수를 맞춰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동주는 오는 17일과 18일 고척에서 열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평가전에 나설 '팀 코리아' 멤버로 발탁된 상황이라 해당 일정에 맞춰 몸을 풀어야 했다. 일단 1선발인 류현진이 투구수를 끌어 올리는 게 급하기에 문동주는 불펜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문동주는 6회초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좌익수 왼쪽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박정우를 좌익수 뜬공 이창진을 2루수 직선타, 고종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7회초에는 박민과 한준수를 각각 중견수 뜬공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공을 3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문동주는 2사 후 김호령과 6구 싸움 끝에 볼넷을 내준 게 아쉬울 법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 김규성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위기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는 8회초 마운드에 김서현이 오른 가운데 2사 후 박정우 타석을 앞두고 폭우가 내리면서 오후 3시 4분 중단됐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비가 한동안 내렸고, 25분이 지난 시점에 강우콜드게임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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