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밭 지키려는 농민들, 기후위기 맞서 비닐이라도 씌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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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과 이상기후는 아직 사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농부는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숙명입니다."
12일 김씨는 예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과수화상병 사전방제 약제(항생제)를 받았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하는데, 감염되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말라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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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화상병과 이상기후는 아직 사람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농부는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숙명입니다.”
김정도(62·충남 예산군 고덕면)씨는 사과 맛 좋기로 손꼽는 예산에서 30여년 째 사과농장을 경영하는 베테랑 농부다. 12일 김씨는 예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과수화상병 사전방제 약제(항생제)를 받았다. 그는 이 약제를 새잎이 나기 전, 꽃필 때 두 차례 등 3월에서 5월 초까지 세 차례 뿌릴 예정이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하는데, 감염되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말라 죽는다. 이 병은 예방법, 치료법이 없어 발병하면 주변 나무까지 다 베어 묻어야 한다. 예찰과 약제 살포는 병균이 번지는 것을 최소화하는 차선책이다.
약제 살포가 올 농사의 시작은 아니다. 앞서 그는 겨우내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에 걸린 나무가 있는지 살피고, 병균 은신처인 나무 상처(궤양)를 치료했다.
김씨의 또 다른 고민은 이상기후다. 그는 지금도 “사과값 올라서 좋겠다”는 비난을 받는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5~7월 사과가 한창 자라야 할 때 기온이 낮고 비가 잦아 생산량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는 올해 사과나무 한·두 고랑에 비닐과 부직포를 각각 씌워 날씨 영향을 덜 받는 재배 방식을 시험해 볼 참이다. 그는 “사과나 배 같은 과실수가 병과 날씨 피해를 피하려면 품종을 개량해야 하는데 한두 해가 걸리는 일이 아니다. 과수농가들도 피해를 최소화해 사과값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과 이상기후로부터 충남 과수농가를 지키는 사령탑이다.
지난 2021년 과수화상병으로 충남에서 170농가가 피해를 입자 예찰, 궤양 제거, 항생제 방제 대책을 시행해 2022년 46농가, 지난해 40농가로 피해를 크게 줄였다. 또 시·군 단위로 개화기 기상 조건을 분석해 질병 위험시기를 예측하고 최적의 방제 시기를 알리는 기상예측시스템도 구축했다.
손변웅 충남도농업기술원 재해대응과 지도사는 “올해 작황은 5월 생육기를 지나야 알 수 있지만, 예년보다 지난겨울 평균기온이 높고 개화 시기가 빨라 여건이 좋지 않다”며 “개화 시기에 비가 잦으면 과수화상병 발생 위험이 커져 긴장하고 있다. 과수농가는 약제 방제 확인서와 살포한 약제 봉지 등을 1년간 보관해야 발병 시 손실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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