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어떻게 하라고…원자력병원 전공·전임의 절반 이상 이탈

이정호 기자 2024. 3. 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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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병원 “공보의 배정도 안 돼”
서울 노원구 원자력병원 전경. 한국원자력의학원 홈페이지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해 암 치료 전문병원인 원자력병원에서 일하는 인턴·레지던트(전공의), 전임의 수가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병원은 정부의 공중보건의 파견 대상에서도 제외돼 남은 의료진과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2일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해 비상 진료체계를 운영 중인 서울 노원구 원자력병원을 방문해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원자력병원은 과기정통부 소속의 암 전문 치료기관이다.

현재 원자력병원은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단행동 이전에 원자력병원에는 인턴과 레지던트, 전임의를 합쳐 61명이 근무했지만, 현재는 절반 이상 줄어든 26명만 일하고 있다. 특히 인턴은 25명 가운데 2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날 이 장관 방문 자리에서 김철현 원자력병원장은 “(인턴·레지던트·전임의) 61명은 전체 원자력병원 의사 수의 3분의 1”이라고 밝혔다.

현재 원자력병원은 전문의를 당직 근무에 편성하고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24시간 운영 중이다. 또 전날까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에서 암 환자 7명을 전원받아 치료와 수술 등을 했다.

김 원장은 비상 진료체계의 장기화 가능성과 관련해 “남은 의료진의 체력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자력병원은 의사 집단행동에 대응해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공중보건의 파견 대상 의료기관에서도 제외됐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전날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20곳에만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 등 총 158명을 파견했다. 복지부는 향후 공보의 약 200명을 더 파견할 계획이다.

공보의 파견 문제에 대해 이 장관은 “복지부에 상황을 알아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의료진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암과 같은 중증 환자를 위한 비상 진료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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