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중고장비 판매 중단"(종합)

최현호 기자 2024. 3. 1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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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 중국 수출 통제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우려해 중고 반도체 제조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를 확보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수출 통제 방침을 실시한 이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2022년부터 중고 장비를 보관하기 시작했다고 FT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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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보도…미국 눈치보는 탓
"판매 안 하고 창고에 보관"
[충칭(중국)=신화/뉴시스]한국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 중국 수출 통제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우려해 중고 반도체 제조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충칭(重慶)의 한 반도체 공장의 모습. 2024.3.12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한국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 중국 수출 통제와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우려해 중고 반도체 제조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최근 반도체 제조 중고장비를 판매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해왔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장비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게 돼 미국 정부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된다"고 그 이유에 대해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한 공식 답변을 거부했으나, 이들 기업에 정통한 소식통은 장비 보관이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러시아 제재와 관련이 있는 게 맞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를 확보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수출 통제 방침을 실시한 이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2022년부터 중고 장비를 보관하기 시작했다고 FT는 설명했다.

국내의 한 중고 거래업체 관계자는 "일부 중국 바이어들이 러시아에 장비를 팔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반발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반도체 제조업체 SMIC 등을 자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려놨음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에게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다음 세대 반도체로 넘어가는 기간이 짧기 때문에 장비 회전율이 빨라 중고 장비 공급의 원천 역할을 해 왔다.

일반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고 장비를 패키지로 묶은 뒤 딜러에게 경매로 내놓는다. 가장 큰 수요는 중국에서 나오며, 대부분의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가전제품과 자동차에 사용되는 구세대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최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생산하는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장비는 중국에서 개조하고 재설치할 수 있다. 이는 보통 미국의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덜 진보된 반도체 생산에 관한 것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10년이 된 중고 장비라도 일단 수리를 하면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최근 장비 보관 공간이 부족해 일부 기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미국산 장비를 판매하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와드와니AI·첨단기술센터의 그레고리 앨런은 "한국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장비가 결국 SMIC나 YMTC 같은 중국 공장에 들어간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면) 한미 관계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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